격번정차제 있으나 마나 버스정류장은 "난장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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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버스타기 편하게 한다고 노선버스 격번정차제까지 도입했으나 시내버스 정류장은 여전히 난장판이다.지난 3월부터 도심일부 정류장에 한해 실시중인 격번정차제는 실시 정류장수가 몇 개 안되는 데다 관리조차 소홀해 혼잡하기는 마찬가지고, 정작 격번정차제를 실시해야할 의주로·청량리·신촌 시장앞·영등포역 앞 등 10∼20여개 노선버스가 한데 몰리는 대형공동정류장은 그대로 방치, 20∼30대의 버스가 2백∼3백m씩 늘어서기 일쑤. 이 바람에 출퇴근 시민들은 버스가 도착할 때마다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뜀박질을 해야하고 어린이나 노약자들은 이같은 북새통에 부딪쳐 쓰러지거나 짓밟히는 곤욕까지 치르고있다.
거리질서·승차질서확립을 아무리 외쳐본들 이같은 구조적인 모순을 먼저 시정하지 않고서는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서울시가 격번정차제를 실시한 것은 지난 3월15일 시내 3천1백여 정류장 가운데 1차로 종로·청계로·을지로·퇴계로 일대 정류장을 격번정류장으로 지정한데 이어 6월1일 2차로 신설동∼청량리, 영등포∼오목교, 신사동∼영동간 등 변두리 34개 정류장을 격번정류장으로 지정하고 방향별로 정차지점팻말을 세웠다.
그러나 대부분의 운전사들이 도심일부정류장을 제외하고는 지정된 팻말 앞에서의 정차를 무시, 편리한 대로 차를 세워 기다리던 승객들은 차를 놓치거나 뜀박질을 하기 일쑤.
지하철 개통과 함께 격번정류장제가 실시되는 을지로는 정차표시팻말의 간격이 4∼5m밖에 안돼 표시된 팻말 앞에 차를 대려해도 댈수 없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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