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지지율 35% … 닉슨 이후 최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재임기간 중 지지율이 가장 많이 하락한 대통령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3일 발표된 CBS방송의 여론조사 결과 미국민 중 35%만이 부시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반대한다는 응답은 57%였다. 지지도는 지난달보다 2%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2001년 9.11테러가 발생한 직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90%가 넘는 지지율을 기록했다. 그때에 비하면 무려 55%포인트 이상 떨어진 것이다.

9.11테러 직후의 지지율을 통상적인 것으로 보기는 곤란하지만 현재의 35%도 현직 대통령에게 비교적 관대한 미국의 잣대로 보면 지나치게 낮은 것이다. 35%의 지지율은 1973년 11월 닉슨 대통령이 워터 게이트 사건으로 사임하기 직전에 기록한 25%에 이어 둘째로 낮은 수치다. 가장 막강한 부통령이라는 소리를 듣는 딕 체니 부통령의 지지율도 올 들어 9%포인트 떨어져 현재 20%를 밑돈다.

다른 기관의 조사도 비슷하다. AP통신이 여론조사 기관인 입소스와 함께 지난달 31일부터 2일까지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부시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37%였고 '반대한다'가 59%였다. 그중 '강력히 반대'가 42%로 '강력히 지지(20%)'보다 두 배 이상 됐다. 부시 대통령이 자랑하던 열성 지지층도 급격히 감소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특히 민주당 지지자의 90%, 무당파의 70%가 반대 의사를 밝혔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재선 첫해인 1997년에 57%였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도 재선 첫해 지지율이 65%였다. 이에 따라 공화당에선 "내년 중간선거에서 소수당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워싱턴=김종혁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