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 '3조원 시대' 코 앞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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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코스닥 '대장주' NHN이 시가총액 3조원 시대를 코앞에 두고 있다. 3일 한때 주가가 19만8000원까지 치솟으면서 시가총액 3조723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8월 8일 시가총액 2조원을 넘어선 뒤 불과 석 달 만에 1조원이 불어난 것이다.

전문가들은 "NHN의 선전은 기술 벤처기업의 약진이라는 점에서 그간 '거래소 2부 시장'격으로 취급돼 온 코스닥 시장의 정체성을 다시 세운다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 한국의 구글 꿈꾼다=3일 NHN 주가는 전날보다 1600원(0.86%)오른 18만8600원에 마감했고 시가총액도 2조9235억원에 머물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NHN의 시가총액 3조원 돌파는 시간 문제라는 데 이견이 없다.

주력 분야인 인터넷 검색광고 시장의 성장성이 돋보이는데다 일본.중국 현지 법인도 성장성.순익 모두 3분기를 기점으로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주요 증권사들은 NHN의 목표주가를 21만~24만원 선으로 제시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이왕상 애널리스트는 "8일 발표되는 NHN의 3분기 실적도 시장의 기대를 넘어설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며 "매 분기 시장의 기대를 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이어가는 움직임이 미국 대표 검색업체 구글과도 비슷하다"고 말했다.

최근 구글의 시가총액이 1000억 달러를 넘어 순항하는 것도 국내 시장에서 독보적인 NHN에 힘을 보태주고 있다. 외국인 지분율이 절반을 넘는 51.02%에 달하는 것도 이런 점에 주목한 것이다.

◆ 코스닥 수준도 한 단계 높여=NHN의 선전은 코스닥 시장의 위상을 높이는 데도 한몫한다. 실적.성장성은 물론 기업설명회(IR) 등 주주 대상 활동도 열심인 모범생 이미지로 코스닥 시장이 각종 시세 조작이 횡행하고 불안정하다는 우려를 씻어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2000년 반짝한 닷컴 열풍 이후 코스닥 시장에서 벤처기업들은 뒷전으로 밀리고 지금은 거래소 시장으로 옮긴 강원랜드.KTF 등이 시장을 주도해 왔다.

현대증권 황승택 애널리스트는 "NHN의 부상은 기술 벤처 기업이 코스닥을 다시 이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실적과 성장성 모두 밝지만 최근 워낙 가파르게 올라 앞으로 상승 탄력성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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