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전과 사회발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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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전국체육대회가 6일 개항 1백주년을 맞은 인천에서 막을 올렸다.
13개 시·도에서 1만7천5백6명의 선수가 참가하여 화려한 민족의 스포츠잔치를 벌이고 있다.
이 스포츠 잔치는 연례적인 행사이긴 하지만 국민의 단결과 활력을 응축, 함양함으로써 민족의 전진을 확인하는 좋은 전통을 쌓아오고 있다. 일제하의 고난 속에서 위축되어 있을때 민족의 희망과 저력을 고취하였고, 광복 이후 전란의 시달림 속에서도 우리의 활력을 고취해온 대회의 역사에서 우리는 견인불굴의 민족적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이번 대회는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의 국제적 대행사를 앞에 두고 경기시설과 진행면에서 우리의 행사집행 능력을 시험하는 의미에서 매우 뜻 깊다.
그 의미를 구체적으로 보면 첫째, 컴퓨터 체전의 시작이다. 전국체육대회사상 처음으로 각종 기록의 전산처리가 시도된다.
그 체전 전자시스팀은 3억2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우리 기술진이 개발, 운영하게 된다는 점에서도 자긍되는바 크다. 세계적인 컴퓨터시대에 발맞춘 스포츠의 과학적 관리에 우리도 이제 첫걸음을 내디디게 되었다.
그러나 컴퓨터 체전의 의미는 대회의 시설과 운영의 과학화뿐 아니라 스포츠선수의 육성과 훈련의 과학화에 대한 발전적 적용도 촉구하게 된다.
둘째로 이번 체전에선 국내 최초의 사이클 전용경기장인 벨로드롬이 등장했다. 그것도 역시 스포츠 시설,관리,운영의 원시성을 탈피하고 스포츠 과학화의 거보를 내디디게 된 한 증거다.
세째는 정규 28개 종목 이외에 롤러스케이팅, 요트, 볼링과 근대5종등 4개종목이 처음 시범경기를 펼치게 되었다. 스포츠의 세계적 추세에 발맞춰 다양한 경기종목에 우리도 적응하려는 시도로서 당연한 일이다.
또 경기장 밖에서는 전국 각시·도의 특산물들이 전시 판매됨으로써 올림픽을 대비한 상품 개발에도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이같은 인천의 타회 체전의 특색들은 곧 우리 스포츠의 발전을 의미하는 것이며 더 나아가 나라의 전진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 때문에 이번 인천 체전에서 시도되는 새로운 노력들은 당연히 소기의 성과를 얻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나. 그 성공은 단지 경기시설과 운영상의 과학화라는 테두리에 한정해서 만족될수 없음도 인식하지 않으면 안된다.
스포츠는 1차적으로 그 자체의 발전을 지향하고 있다는 사실은 가장 본질적인 인식이다.
스포츠 경기력과 기록의 향상은 가장 중요한 것이다. 아시안 게임과 올림픽의 주최국으로서는 대회 운영의 관리 기능만 우수하다고 만족할 수 없다. 주최국다운 스포츠 역량을 과시할수 있어야 비로소 부끄럽지 않은 것이다.
때문에 그동안 각시·도의 선수들이 자기들의 기량을 갈고 닦느라고 노력해온 것을 이자리에서 충분히 발휘함으로써 우리 스포츠 경기력과 기록 향상에 뚜렷한 발전을 보여줄 필요도 있다.
그 점에선 대회에 국가대표 선수들을 참가시켜야 경기의 질을 높이고 대회자체의 의미도 충실히 할수 있으리라고 믿어진다.
그러나 스포츠 대회는 그것만에 그치는것도 아니다. 좋은 사회를 지향하는 국민으로서 스포츠대회를 통해 다져야 할 정신적 측면이 중요함도 인식해야겠다.
그것은 비단 민족 역량에 대한 확신과 긍지로 민족의 전진을 기약하려는 정신적 토대를 마련한다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민주·복지·정의사회를 구현할수 있는 시민의 자질 향상에 더 큰 의미가 있다는 말이다.
이번 체전이「검소·질서·내실」을 구호로 내건 것도 바로 그것이다. 경기장 안팎의 건전한 질서 유지를 관례화 함으로써 사회의 윤리적 기반을 확립 할 수 있어야한다는 것이다.
이런 목표들의 달성을 위해 인천의 64회 체전이 성공리에 이루어지도록 선수와 임원과 시민이 함께 노력하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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