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리씨 고희기념 시낭송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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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원로소설가 김동리씨의 고희를 기념하는 시낭송회가 4일 하오6시30분 한국일보사 13층 강당에서 열려 정한모·김춘수·홍윤숙싸를 비롯한 국내 문인 2백여명이 참석하는 성황을 이루었다.
이날 시낭송회에는 이근배·이청화씨 등이 고희기념 찬시를 낭독했고 많은 시인들이 자신의 시를 낭독해 김씨의 고희를 축하했다. 소설가이면서 초기에는 시를 쓰기도 했던 김씨도 무대에 나와 자신의 시를 낭독했다. 이날 시낭송회는 후진들 뜻에 의해 한국문인협회 주최로 열렸다.
김씨는 1934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시『백조』로 입선하고 35년에 당시 중앙일보에 단편소설『화랑의 후예』가 당선되어 본격적인 문학활동을 시작했다. 『산화』『무녀도』『역마』『등신불』『사반의 십자가』 등 많은 작품을 쓴 김씨는 한국인의 전통·본질을 찾아내고 한국인의 심성을 예술적으로 형상화하는데 큰 족적을 남겼다.
김씨는 또 해방 후 민족문학의 젊은 기수로서 사회주의 문학세력과 맞서 이론투쟁을 폈다.
김씨는 최근에는『사반의 십자가』를 개작하는 등 작가로서의 노화현상을 보이지 않으려고 애썼고 현재 한국문인협회 회장으로 문학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이날 후진들의 시낭송이 끝난 후 인사를 위해 무대에 오른 김씨는『지난 여름 무더위로 인해 쇠약해진 몸이 오늘밤 가뿐히 나아진 것 같다』는 말로 고희기념시 낭독회를 열어준데 대한 감사의 말을 하고 최근에 쓴『옥련』이란 시를 열띤 목소리로 낭독해 참석자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김씨는 11월 고희기념 서예전을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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