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체 최고의 유료관중동원 기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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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열광의 도가니였다. 씨름장의 뜨거운 함성은 화려한 부흥을 재확인해 주었고 복싱이상의 인기를 누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비쳐주었다.
관중동원만 해도 개막일인 지난달 30일에는 유료관중이 불과 1천43명뿐이었다.
그러나 2일째인 10월1일부터는 특별석을 포함, 완전히 표가 매진, 특별석 값을 다시 올리기도 하는 촌극이 벌어졌는데 1일 6천1백19명, 2일 6천6백15명 그리고 최종일인 3일에는 7천1백명을 마크, 장충체육관 개장이래 최고유료입장객이라는 신기록을 수립했다. 입장수입만도 3천3백30여만원.
무엇보다도 씨름이 갖는 가장 중요한 의미는 그것이 1천6백년이라는 기나긴 역사속에 우리의 몸속에 자리잡은 순수한 우리의 멋과 혼이 깃든 전통스포츠라는 점이다.
외래스포츠의 경우 규칙부터 익힌 후 기술을 배워나가야 하는 순서를 거쳐야한다. 자연 몸이나 마음보다 머리가 우선되어야 하는 것.
그러나 씨름만은 다르다. 무명으로 된 샅바를 허리에 두른채 서로가 상대방의 허리춤만 움켜쥐면 되는 것이다.
이러한 한민족 고유의 정감이 어우러지면서 자연발생적으로 솟아나는 흥과 어깨짓이 나이든 사람들에게는 향수를, 젊은층에는 자연스레 우리 것을 되찾아 가는 주체의식의 증진을 유발시키고 있다.
불과 1년이 지나는 사이 관중의 연령층이 눈에 띄게 젊어져간다는 것도 이를 증명하고 있다.
그러나 한가지 씨름에 대한 팬들의 호응이 폭발적으로 확산되고 있는데 비해 주관하는 쪽의 조직적인 대회운영기술은 아직도 미숙하다는 점이 씨름을 아끼는 사람들의 안타까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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