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 씨름협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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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프로스포츠의 하나로 자리를 잡아가는 장사씨름은 민속씨름협회의 출범과 함께 대중속에뿌리를 내려 지난날 씨름의 영화(영화)를 되살려가고 있다.그 새바람의 기수는 허완구씨(47.대왕육운대표).
『이제 마 완전히 자신을 갖게 됐읍니다』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로 말문을 여는 허회장이「한국씨름중흥의 기치를 들고 씨름판에 뛰어든것은 지난3월 한국 민속씨름 협회장직을 맡고서부터. 당시엔 아무도 씨름을 맡겠다는 사람이 없었는데 이제 부러워하는 사람이 많아졌다.『해방이후 밀어닥친 외래의 바람에 밀려 정작 우리것들이 가진 멋을 잃어가는 현실은 매우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러나 금년 민속경기인 씨름의 부활을 목표로 천하장사대회를 조직하고나서 우리사회 밑바닥에 씨름을 애호하는 정신이 살아남아 있음을 보고 더욱 용기를 갖게됐읍니다. 그의 말대로 씨름은 우리민족의 의식속에서 떠날 수 없는 고유의 전통스포츠임에 틀림없다.
4O년전 경남 진양군 지수면 지수국교생시절, 샅바를 메고 운동회에 나섰던 허회장은 누구보다 이점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미국 유학중에는 테니스를 즐겼고 프로야구·프로풋볼에 도취하기도 했지만 역시 우리의핏줄과도 같은 씨름에 대한 향수를 잊을수 없었다고 한다.
61년말에 귀국해 삼양통상에서 수출과장으로 일을 시작, 67년에는 스스로 건설해운을 설립했고 다시 69년에는 현재의 대왕육운을 창립했다. 이무렵에 시작한 골프실력은 15년이 지난 현재 핸디5에 이르렀다.
『운동은 다 좋아합니다. 좋아할뿐아니라 다 합니다.탁구·농구·테니스·골프…]
스포츠에 대한 강한 애착이 그로 하여금 새마을 테니스 중앙연합회장직을 맡게했고 국가대표 테니스선수 전영대·이우룡의 드러나지 않은 후원자로 나서기도 했다.
지난봄 뜻있는 사람들을 모아 민속씨름협회를 창설, 본격 프로화의 기틀을 마련했지만 대한 씨름협회와의 마찰 때문에 한동안 고심, 결국 두단체를 통합한 새로운 씨름협회의 회장을 맡았다.
『말(마)은 한마린데 마부는 여럿인게 씨름계의 현실이었죠. 그러나 무턱대고 밀어 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욕도 먹고 보람도 느꼈지요.』
불과 1년이 채 못되어 씨름이 TV시청률 80%라는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게됐다.
그러나 계속적인 경기수준의 향상과 완전한 스포츠로서의 정착을 위해서는 많은 숙제가 남아있다.
『두가지 방향을 정해놓고 있습니다. 하나는 순수한 경기적 측면에서의 수준향상이고, 또하나는 흥과 멋이 넘치는 민속놀이로서의 한마당 잔치판을 재현시키는 것입니다.
허회장은 흥겨움이 어우러지는 놀이판으로서의 부활을 위해 10월중에 개최될 5회 체급별대회(진주)에는 농악·그네·투우·국궁등을 함께 겨루면서 야시장도 곁들이는 「잔치마당」 으로 시도해 보겠다는 계획도 가지고있다.
허완구씨(72.삼양통상대표·한국골프협회장)허완구씨(59.럭키금성대표이사)의 동생으로 부인 김영자여사(45.성신여대강사)는 대한여학사협회와 국제부인회장직을 맡고 있다. 슬하에 1남1녀를 두고있다.<김인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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