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중국의 「한국경제」연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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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대북에서 발간되는 신문이나 서적등을 읽다보면 자유중국에서의 한국경제에 대한연구가 활발하고 그 수준도 상당히 높다는것을 알수있다.
매스컴은 물론 학계 관계등 각계전문가들은 한국경제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한국은 하는데 우리는못할 것인가』 『한국의 실패를 거울삼자』 라는 식의 기사나 논문등을 자주 발표한다.
언론기관에서는 한국에 장기특별취재팀을 파견, 서울의 정부관리나 기업관계자들뿐 아니라 울산·창원등공업단지·농촌등을 찾아다니며 깊이있는 기사를 다루고있다.
학계나 연구원들은 한국정부에서 발표되는 중요한 경제조치를 깊이있게 분석하고 대만에 미치는 영향등을 전망하곤한다.
자유중국의 경제각료들 역시 자국경제에 관한 증요한 조치를 하거나 문제가 발생했을때 심심찮게 한국을 인용하는데 때론 섬뜩한 느낌이 들정도로 한국경제를 꿰뚫어 보고있다. 몇가지 예를 보자.
석유값을 내리면서 『한국의석유값은 어떻고 한국정부는석유값인하에 어떻게 대처하고있다.』
대북의 한 유력일간지가 대만이 계획하고있는『자유무역지대의 위치는 창화지역』 이라고 보도하자 즉각 『한국이 임시행정수도 이전계획 발표후 극심한 부동산투기에 시달렸다는 것을 잊지 말자』고 강조한다.
무역상들의 육성을 촉구할때는 대우의 예를 들고, 규모의 경제를 강조할때는 삼성·현대·포항제철등을 인용한다.
더구나 현직장관들이 한국경제를 인용하는 장소가 입법원 (국회) 등 공개장소라는 점도 의미가 있다.
기자는 대북에서 생할할때경제건설위원회를 방문한적이있는데 한국경제담당자의 책상에서 한국의 일간신문·경제신문·KDI·한국은행의 최신자료들을 볼수 있었다.
이 담당자는 한국에서 대학원을 졸업한 유학생출신인데 그는 『물론 영문신문이나 자료를 구할 수는 있지만 그것으로는 새로운 조치의 배경등 깊이있는 분석을 할수없지요』라고 웃었다.
그는 이어 『한국말은 많이잊어버렸지만, 보는것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 경건회와 주한자유중국대사관등이 수집한 자료를 기초로 발간한「국경무상재료」라는 두툼한 자료는 세계각국 경제동향의 제일앞에 「한국경제」를 소개하고 있다. 이자료에는 한국의 각 종합무역상사의 품목별 수출입 실적은 물론 효성기계·대림자동차의 오트바이 대미수출량까지 인쇄되어 있었다.
한국과 자유중국은 친구이자 경쟁국이다. 바늘에서 선박까지 거의 경쟁상태에 있는 대만의 한국경제연구는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박병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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