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아마야구 저력을 확인|아시아선수권 자유중국·일본과 3국이 공동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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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국아마야구의 저력은 살아있었다.
지난해 세계대회 우승뒤 스타플레이어들의 대거 프로진출로 전력이 급강하되었던 한국아마야구는 이번 제12회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를 앞두고 홈그라운드에서 참패를 당하지 않을까 크게 우려했으나 예상외로 선전, 일본·대만과 함께 공동우승을 차지함으로써 아직까지는 뿌리째 흔들리고 있지 않음을 입증했다.
사실상 지난해 대표선수20명중 김시진·최동원·임호균·오영일등 에이스급 투수와 강타자 장효조·김재박·이해창·한대화·유두열등 17명이 한꺼번에 빠져나가 지난해 대표선수들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는 일본이나 대만에 열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였다.
더우기 한국은 이번 대회에 앞서 지난7월 벨기에 앤트워프에서 벌어진 대륙간컵대회에서 대만에 18-3이라는 치욕적인 콜드게임 패를 당해 더욱 불안한 전력을 노출했었다.
이같은 비관적인 상황에서도 한국이 대만·일본과 대등한 경기를 펼칠수 있었던 것은 대학선수들 중심으로 구성된 대표팀이 특유의 투지를 보인 팀웍의 열매라 할수있다.
한국은 이번대회서 가장 안정된 마운드를 구축했다.
에이스 선동렬이 건재한 데다 신예 박노준 김용수등이 두드러진 피칭을 보여 새로운 주전급 투수로 급성장을 보여주었다.
좌완 박노전은 5게임에 등판 1승1패를 기록하면서 20이닝3분의2를 던져 삼진20개를 탈취하고 방어율1·71의 호성적을 올렸으며 김용수도 4게임에 등판, 2승1패를 마크하고 14이닝을 던져 방어율0·64로 이번대회 최우수투수로 선정되었다.
또 타격에서도 김용국·김성호·김경표·강기웅·김영신등이 예상외로 좋은 배팅을 보여줘 한가닥 희망을 낳게 했다.
3루수로서 좋은 수비를 보여주었던 김용국은 6차전까지 타율5할로 수위타자를 고수하다 대만과의 경기에서 5타수무안타로 아깝게 타격6위에 머물고 말았지만 매서운 타자로 부상했으며 대학1년생루키 강기웅은 특히 찬스에 강해 결정적 고비에서 한국을 구해내는등 천부적인 강타자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강은 규정타석미달로 타격10걸에는 끼지 못했지만 홈런1개를 비롯한 14타수5안타로 타율3할5푼7리로 대표선수중 두번째의 강타자자리를 지켰으며 지명타자로 활약한 김성호도 3할1푼8리 (22타수7안타)의 호타를 보여주었다.
이밖에도 가장 우려했던 포수자리를 김영신이 재치 있게 리드, 강력한 배터리를 구축케 했으며 김재박의 프로진출로 공백상태가 되었던 수비의 핵인 유격수자리를 강기웅과 함께 단2명의 대학1년생인 유중일이 훌륭하게 메웠다.
특히 유중일은 7게임을 통해 대호주전 (10일)에서 실책 1개를 기록했을뿐 거의 완벽한 수비를 보여줘 우수수비상을 받았다.
그러나 한국이 아직까지는 아시아 정상을 지켰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팀방어율에서만 1·64로 일본(2·32)대만(1·74) 에 앞섰을뿐 공경력과 수비력 기동력에서는 열세를 면치 못하고있다.
팀타율에서 2할4푼을 기록, 일본 (3할2리)대만(3할3푼) 에 뒤졌으며 실책도 5개로 일본·대만 (각3개)보다 많고 기동력인 도루에서도 최하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한국이 대폭세대교체를 이룬데다 대표팀 구성이 늦어진 것을 감안한다면 그렇게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문제는 현 대표선수들을 어떻게 유지하면서 훈련시키느냐에 따라 LA올림픽에서의 성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임병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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