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일본 바둑은 단지 기가 죽어 있을 뿐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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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16강전 하이라이트>
○ . 하네 나오키 9단(일본) ● . 최철한 9단(한국)

오늘부터 16강전이다. 최철한 9단은 중국의 신예 리저(李喆) 5단을 가볍게 꺾고 16강에 올랐다. 상대는 일본 최대 타이틀인 기성(棋聖) 보유자 하네 나오키(羽根直樹) 9단. 하네는 32강전에서 한국의 윤준상 4단을 제압했다.

윤준상 4단은 18세 신예지만 국내 랭킹 10위권이다. 아직 우승은 없지만 가끔 이세돌 9단 같은 최정상급을 꺾어 파란을 일으키기도 한다. 하네는 일본 랭킹 1위지만 국제전에서 유독 약해 11연패를 당했다. 그 뒤 1승을 거뒀고, 이번이 두 번째 승리. "일본 바둑이 실력이 없는 것은 아니고 기가 죽어있을 뿐"이라는 해석도 있다. 하네 9단만 해도 한국 바둑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지 국제전에 턱없이 약한 모습을 보인다. 그런 하네가 16강전 추첨에서 최철한을 만나자 사람들은 금방 안됐다는 얼굴로 하네를 바라본다.

장면1= 백을 쥔 하네 9단이 우상에서 신수를 구사하며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백30도 재미있는 수. 그러나 34는 상상을 초월한 강수다. 상대가 '독사'라는 별명을 지닌 최철한 9단임에도 하네는 마치 물러서면 끝장이라고 결심한 사람처럼 무시무시한 강수를 던졌다. 이 싸움은 과연 어찌 되는 것일까. 34로는 '참고도'백1로 빠져두면 보통이었다. 박영훈 9단은 "이것으로 백이 나쁘지 않다"고 말한다.

장면2= 흑엔 35로 끊는 한 수뿐이다. 백이 36으로 바깥을 조여 붙인 것도 짜릿한 수. 하네는 A로 틀어막아 상변을 다 죽이는 대형 사석전법을 구상하고 있는 것일까. 강수는 던져놓았지만 다음이 어려운 상황이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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