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변화」 방향이 주목거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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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국민당의 「시한부당직」파동은 30일 김종철총재가 원내총무와 정책위의장을 교체하는 개편을 단행함으로써 일단락됐다.
지난 2월 주로 원내총무직을 겨냥했던 당내인사파동은 「시한부당직」이라는 임시변통으로 수습되었지만 이로 인한 후유증과 당내갈등은 그동안 줄곧 내연해왔던게 사실이다.
최근에는 8월말 시한을앞두고 이문제로 다시 당내에 거센 소용돌이가 일어날 기미를 보여 지난번과같은 임시 미봉책으로는 수습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그러나 이같은 긴장상태는 29일 이동진원내총무가 극적인 「자진사뢰」를선언함으로써 수습의 돌파구가 마련됐다.
총재가 원외인 국민당에서 원내 사령탑인 총무는 소속의원 25명을 이끄는 「실질적 총재」 라고해도 과언이 아니고 그때문에 원내총무는 당내에서 항상 시비의 표적이 돼왔다.
창당이후 지난 2년반동안「원내」를 이끌어왔던 이전총무의 경우 『당과 국가를 위해 우직하게 일하다보니 너무 요령없이 불도저식으로 밀어붙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고 스스로 술회했듯이 그의 스타일과「노선」 이 당내에서 상당한 반발을 사온것이 사실이다.
비판론자들은 이전총무의「노선」에 대해『지나치게 친여적』 ,그의 스타일을 「독선적」 이라고 공격해왔고 그결과로 나타난것이 지난 2월의 「시한부당직」 파동이었다.
당내 다수세력인 영남쪽을 중심으로 한 이 불평불만은 그래서 기회있을 때마다 「당체질개선」의줄기찬 주장으로 극심한당내갈등을 빚기에 이르렀다.때문에 이번 당요직개편은 「자리다툼」 이라는 측면외에도 국민당의새로운 좌표설정이라는 변화의 추구를 그 배경에깔고있는 것으로 보인다.
새 원내총무로 들어선김종하의원이나 이성수신임 정책위의장이 모두 영남출신이면서 당체질개선주장 또는 원내총무공격의선봉에 섰던 인사들이라는 점에서 이 점은 분명한 것같다.
지난 2월의 당직파동때 당내인사문제와 관련한 이른바 「외풍설」에 대해 「당의 독립성」을 강조해왔던 김총재는 이번인사로 그동안의「인사불만」과 「변화추구」의 요청을 동시에 수용한 인상이다.
문제는 이제 「변화추구」라는 지금까지의 당내투쟁명분을 새로운 당3역체제가 대외적으로 어느만큼 달성할수 있느냐의여부.다당제하에서의 제3당의 역할이 자임한것이기 보다는 타의적설정이라는 성격이 강했다는점에서 국민당와 「껍질을깨고 다시 태어나기 위한노력」 은 앞으로 허다한어려움에 봉착할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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