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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채|은행이 제구실하면 절로 없어진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얼마전 결혼을 앞둔 친구가 주인집 아주머니에게 5백만원을 믿고 꿔줬는데 처음엔 높은 이자까지 꼬박꼬박 주더니 부도가 났다면서 3년안에 벌어서 갚겠다며 당당하게 나간다는 것이다.
친구는 결혼자금을 조금이라도 더 알뜰하게 이용하려던 것이 날벼락을 맞은 셈이 돼 그후시름에 빠져서 신경성 노이로제증상으로 병원신세까지 지는 등 많은 아픔을 겪는 것을 보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채놀이는 위험하다고 걱정을 하면서도 사채를 놓는 것은 그만큼 은행금리가 낮기 때문이다.
또 돈을 빌어쓰는 사람 입장에선 은행융자를 내기란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기 때문에 비싼 이자를 주면서도 사채를 쓰는 것이다.
정부에서는 물가금리의 오름새와 안정도만 가지고 은행금리를 조정할게 아니라 서민의 입장에 서서 지금의 금리를 좀더 올려주어야 할 것이다.
이창복<강원도 평창군 대화면대화5구>
『황금에 흑사심』이라는 말이있는데 근래에 우리사회에서는 돈으로 말미암아 사회의 불신을 자아내는 일이 너무나 잦다. 돈이란 일상생활에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의 노력없이 돈을 바라서는 안된다.
최근에 은행과 마을금고의 부정, 심지어 국민교생의 저축까지 횡령 착복한 두 극한 사건은 서로 믿고 사는 명랑복지사회에 큰 암적인 존재인 것이다. 이제 우리 온국민이 마음과 힘을 합해서 우리사회의 불신구조를 깨뜨려야만 우리앞에 비로소 희망의 빛이 솟는다. 무신불립이다. 개인이건 민족이건 신의가 없으면 살수 없다.
홍재룡<대구 수성구 만촌동605>
이웃의 한 가족이 야밤도주를 했다.
채권자들은 한결같이 믿은 도끼에 발등 찍힌 꼴이라고 분해했다.
어리석음의 소치인 것을 아무도 시인하지 않았다.
물론 그들은 현명했다. 놀려둔 돈을 고이자로 쳐서 준다는데 마다할 필요가 있었겠는가.
그러나 그것에는 문제가 있었다. 채무자쪽에서는 남의 돈을 겁내지 않고 문화생활을 누리기에 급급했고 이미 진 빚을 다시 다른 사람의 돈을 끌어 해결하고 있었으므로 채권자쪽에서는 제날에 어김없이 상환해주는 신용과 집한채의 담보를 의심치 않았던 것이었다.
현실의 예기치 못한 과정에서 사채를 쓰게 될경우란 없지않다. 그러나 그것을 두려워 할줄 알아야 하며 절제할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에 기본적 인간성이 바탕될수만 있다면 사채란 어감이 그렇게 나쁜뜻으로 떠오르지는 않을 것이다.
이연희 <부산시 부산진구 전포2동102)
일반서민들에게는 알듯하면서도 모르는게 사채인듯하다. 분명 많은 돈을 갖고 전주들이 돈놀이하는 형식인데 문제는 신문지상에 걸핏하면 요란스럽게 들먹여서 서민들을 당황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진짜 알 수 없는 일은 사채가 좋은것인지 나쁜것인지다.
나쁘다면 법적처리가 당연하고 좋다면 장려함이 당연할텐데 그도저도 아닌채 툭하면 금융계의 죄악을 다 뒤집어쓰고있는 것이다. 사채로 경제성장에 큰 힘이 된다는 식의 신문기사도 읽은 적이 있고 또 사채를 양성화해 제도금융으로 돌리도록 힘쓰겠다는 것을 이·장사건때 읽은듯도 하다.
이희조 <경기도 성남시 신흥3 226의43>
간혹 신문에 대문자만한 경제사건이 보도되면 으례 나오는것이 사채다. 한없이 높기만한 은행문턱, 개인이나 기업은 이때문에 사채를 쓰지않을 수없고 그래서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 사채는 필요악이란 말까지 있다.
물론 사채가 국민경제에 이바지하는 면도 있겠지만 사채는 불로소득을 취해 사치와 낭비로 인플레를 조장하고 성실히 일해 생활하는 다수국민에게 근로의욕을 꺾고 국민간의 위화감을 조성해 오히려 부정적인 측면이 크다. 당국에서는 경제사건이 터질때마다 사채를 뿌리뽑겠다고 장담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렇게 뿌리만 뽑겠다고 장담만 할것이 아니라 사채가 산업전반에 고루 투자될수있게 효율적으로 유도하고 은행문턱을 낮추는 한편 기업은 재무구조를 개선할수있는 대책을 먼저 강구해야할 것이다.
주한수 <서울 강남구 청담동110의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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