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민-박종팔 전 또 유산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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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프로복싱 OPBF미들급챔피언 나경민(28)과 도전자 박종팔(23)의 타이틀매치가 대전일자를 불과6일 남겨놓고 대전료문제가 얽힌 챔피언측의 옵션(당면약정) 파기선언으로 다시 유산위기에 빠졌다.
당초 이 타이틀전의 대전료는 옵션에 의해 챔피언이 5백만원, 도전자가 1천5백만원으로 책정되었으나 챔피언 나가 이의를 제기, 결국 양쪽 매니저의 합의에 의해 똑갈이 1천5백만원씩으로 조정된후 대전일자도 21일에서 28일로 1주일 연기됐었다.
그려나 나의 매니저인 최근호씨는 22일밤 느닷없이 기자회견을 자청하여 『옵션 위약금 2천만원을 24일안에 박의 매니저이며 이대전의 프러모터권을 쥐고있는 김현치씨에게 배상하겠다. 따라서 이번 타이틀 매치의 프러모터권은 앞으로 내가 행사하겠으며 날짜는 1주일 더 연기된다. 또 박측이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백인철등 다른 도전자를 선택하겠다』고 선언했다.
최매니저는 이같은 결정을 내리게된데 대해 「우선 옵션이 상식선에서 이뤄지지 않았다. 다시 조정은 됐지만 도전자가 챔피언의 3배나되는 대전료를 받는 조항은 말도 안된다.
그런데다 나선수의 부친 나정봉씨(53·충주서 운수업)가 첫 대결때 챔피언 박이 받은 2천5백만원을 안 받는 경우 나선수를 링에 올려보내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이같이 대전이 성사안될 경우 김매니저에게 위약금이상의 손해배상을 해야하므로 어쩔수 없이 위약금을 물고 대전을 연기하게 된 것이다』고 배경설명을 했다.
이번 타이틀매치에서 나선수는 1천5백만원의 대전료를 받지만 내막적으로는 옵션에 의해 최씨는 한푼도 건지지 못하게돼 대전을 유산시킨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최씨는 앞으로 타이틀매치에선 대전료로 챔피언에게 2천5백만원, 도전자에게 5백만원을 지불할 것이므로 위약금 2천만원을 포함, 5천만원의 중계료를 주는 TV사와 공동으로 대전을 개최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현치매니저는 『2억원을 줘도 안받겠다. 나선수는 계약서에 자신이 직접 사인을 안한 것을 내세워 이같이 억지를 부리지만 언어도단이다. 매니저 최씨가 사인한데다 신문·방송을 통해 이미 다 알려진 사실인데 정신상태를 의심할 정도다』라며 흥분하고있어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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