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값 작년 설 대목 때의 2배 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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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값이 심상치 않다. 지난달 30일 서울 가락시장 도매가격 기준으로 상추·홍피망·세발나물·쥬키니호박은 지난해 같은 날의 2배가 넘는 가격을 기록했다. 지난해 설(1월31일) 직전의 '대목 가격'보다도 설을 보름 넘게 앞둔 올해 채소값이 훨씬 비싼 것이다.

상추(4㎏)가 73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2.4배, 세발나물(4㎏)은 1만1000원에서 2만5000원으로 2.3배, 홍피망(10㎏)은 3만3000원에서 7만원으로 2.1배, 쥬키니호박(10㎏)은 1만1000원에서 2만2000원으로 2배가 됐다. 얼갈이 배추(4㎏) 가격은 3400원에서 6300원으로 82%가 증가했다.
상추처럼 추위에 약한 잎채소와 열매 채소가 주로 가격이 올랐다. 롯데마트 권희란 채소 상품기획자는 "지난달 초 호박·고추·피망 같은 열매채소 산지인 충청·호남 지역이 대설주의보가 내릴만큼 추워서 출하량이 급감했다"고 말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같은 기간 홍고추(10㎏) 가격도 8만8000원에서 15만7000원으로 78%, 시금치(4㎏) 값은 지난해 7000원에서 올해 1만2000원으로 67%가 올랐다.

설을 앞두고 채소 가격이 올라가면서 소비자의 장바구니 부담이 커지자 유통업계는 설 소비심리까지 위축될까봐 고심이다. 롯데마트는 오는 5일부터 11일까지 시금치·애호박·양파 같은 주요 채소를 시세보다 최대 30%까지 싸게 파는 행사를 준비 중이다. 권희란 기획자는 "우선 가격이 오른 채소를 저렴하게 선보여 장바구니 부담을 낮추려고 한다"며 "설이 보름 이상 남았기 때문에 앞으로 기온이 회복되면 채소 가격도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희령 기자 healing@joongang.co.kr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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