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마르트언덕 화가를 격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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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파리 몽마르트르 언덕의 명물인 뜨내기화가들이 곧 서리를 맞게된다.
관광객들의 주머니를 노리는 뜨내기화가와 초상화가들이 날이 갈수록 늘어나 과포화상태가 된데다 거래질서마저 무너져 파리시와 경시청이 이들을 재정비키로 한것이다.
파리시가를 한눈에 내려다보는 몽마르트르언덕은 「유트리요」등 유명화가들의 아틀리에가 줄지어 있었던 한시절 「화가들의거리」로 이름났던 곳으로 지금은 옛 명성덕분에 파리의 관광명소 노릇을 하고있다.
거리의 화가들이 모여있는 곳은 이 언덕의 테르트르광장.
50∼60년대만 해도 광장의 화가 숫자는 40∼50명 정도여서 누구나 자유롭게 즉석 초상화등 그림장사를 할 수 있었지만 식구가 자꾸 불어나자 당국이 규제하기 시작, 77년부터는 경시청의 허가를 받도록 해왔다.
이광장의 화가수용능력은 약2백명 규모지만 현재 당국의 허가를 받은 화가만도 4백명이 넘는데다 무허가 초상화가가 1백명이상이나 돼 말그대로 입추의 여지가 없게됐다.
이렇듯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지자 경쟁도 심해져 요즘은 그림이나 초상화의 강매행위가 잦고 엉터리 초상화 때문에 관광객과의 시비가 끊이지 않아 한시도 조용한 때가 없다.
허가를 받은 화가라도 게으름피우다간 자리를 잡지 못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화가들이 새벽5시쯤부터 보따리를 챙겨 집을 나서고 어떤 사람들은 아예 광장부근에 세워둔 차속에서 새우잠을 자기도한다.
관광객들이 몰리는 6월부터10월까지는 하루에 적어도 5백프랑(약5만원)이상의 수입을 보장해주는 이 명당자리를 놓칠수 없기 때문이다.
화가들의 북새통이 갈수록 심해지자 근처의 카페나 음식점주인들은 이대로 두다간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어질지도 모른다며 여러차례 당국에 규제를 요청했고 화가들 자체내에서도 질서회복의 필요성을 절감, 당국의 정비방침을 받아 들이기로했다.
파리시는 앞으로 테르트르광장의 화가수를 지금의 3분의1정도인 1백80명으로 제한하고 한화가당 l평방m씩 자리를 정해준 다음 l년에 l백8프랑(약1만8백원)의 자릿세를 받을 예정이다.
【파리=주원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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