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 바뀌고 첫 선거 치르는 대구 동을 '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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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를 열흘 앞두고 대구 동구을 지역구에서는 "누가 어느 당 후보인지 잘 모르겠다"는 유권자들의 목소리도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이런 '혼란'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국회 의석수에 따라 이번 선거에서는 열린우리당 이강철 후보가 기호 1번, 한나라당 유승민 후보가 2번을 각각 배정받았다.

한나라당으로선 이 지역에서 '기호 2번'으로 치르는 첫 선거다. 유권자들에게 깊이 각인되어온 '한나라당=1번'이라는 등식이 깨진 것이다.

여기에 열린우리당 이강철 후보가 소속 당 후보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해 온 '노란색'대신, 한나라당과 유사한'빨간 숫자에 파란 바탕'을 쓴 포스터 들고 나왔다. 또 무소속으로 출마한 조기현 후보도 '한나라당 분위기'의 홍보포스터를 사용 중이다.

선거홍보 포스터만 보고서는 얼른 소속 정당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다.

실제로 한나라당 관계자는"선거사무실로 '한나라당이 1번이 맞느냐'는 문의전화가 자주 온다"고 전했다.

이런 탓에 60년대식 선거운동 풍경도 재현되는 웃지못할 풍경도 벌어지고 있다. 유 후보 측은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노인정 등을 돌며' 오리같이 생긴 2번이 한나라당'이라고 노년층 유권자들의 이해 돕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이날 기자와 만난 열린우리당 관계자는 "이강철 후보의 포스터가 한나라당 포스터와 색깔이 비슷하다"는 지적에 대해 "노코멘트"라며 즉답을 피했다.

대구=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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