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남자농구의 스타 김동광코치 중동서 아버지와 극적상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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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매내마=연합】 아시아 제1의 명가드이자 한국농구의 간판스타였던 김동광씨(31)가 벽안의 미국인아버지와 중동의 바레인에서 생후 처음으로 만나 혈육상봉의 기쁨을 나누었다.
모국에서 범국민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이산가족찾기운동과 때를 같이한 김씨부자의 극적인 상봉은 지난 11일아침 10시45분 현재 쿠웨이트에서 대공방위관계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는 미국인 아버지 「조지·프레츠」씨(54)가 바레인에 도착, 바레인국가대표 농구코치로 활약 하고있는 김씨를 만남으로써이루어졌다.
김씨부자는 사진으로만 보아왔던 서로의 얼굴을 마주대하는 순간 솟구치는 기쁨에 한동안 말을 잊은채 꼭잡은 두손을 놓을줄 몰랐다.
김코치가 꿈에 그리던 아버지를 만날수 있게된것은 지난4월 카타르에서 클럽팀을 맡고있는 한국인 농구코치 김윤씨가 아랍걸프클럽 챔피언대항전을 치르기위해 쿠웨이트에 갔을 때 「프레츠」씨가 경기장에 나와 김씨를 만나 아들의 소식을 물은것이 계기가돼 그동안 부자가 몇차례 전화를 해온끝에 「프레츠」씨가 바레인에 옴으로써 실현된것.
김코치는 2년전인 81년 국가대표팀의 미국전지훈련때 아버지와 처음으로 통화했었으나 서로의 스케줄이 어긋나 상봉의 기회를 놓쳤었는데, 중동에서 아버지를 보게될줄은 꿈에도 몰랐다면서 상기된 모습을 감추지 못하고있다.
「프레츠」씨는 며느리인 이은희씨와 4살난 손녀및 1살인 손자와 함께 바레인에서 2일간 지낸뒤 13일 쿠웨이트로 돌아갔다.
김코치는 6·25이후 유엔군의 일원으로 한국에 파병됐던 미군 「프레CM」일병(당시21세)과 김옥연씨(당시25세, 현재58세)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아로 그역시 6·25의 와중에서 태어난 대부분의 혼혈아들처럼 아버지의 얼굴조차 보지못하고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김코치가 아버지의 얼굴도 보지못하고 헤어지게된것은 51년말 일본으로 일시 교육받으러갔던 「프레츠」씨가 갑자기 본국으로 전속돼 한국으로 돌아오지못했기 때문이다. 「프레츠」씨는 그후 2∼3년은 김여사와 편지를 주고받았으나 가족들의 반대에 못이겨 김여사및 김코치를 미국으로 부르지않고 재혼했으며 그후 20년간은 소식조차 끊겼다가 미국에 있는 김코치의 이모등을 통해 김코치가 대학2학년부터 다시 접촉하게 됐으며 그동안은 서신왕래만 해온것으로 알려겼다. 「프레츠」씨는 현재 미국인 부인과의 사이에 2남1녀를 두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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