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현장 확 바꾼 '레미탈' 돌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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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이교일(48.사진) 한일시멘트 상무는 건조시멘트 모르타르를 국내 기술로 표준화한 공로로 국무총리 표창을 받는다.

한일시멘트는 1991년 국내 최초로 선진국형 건축 자재인 건조시멘트 모르타르 '레미탈'을 개발했다. 레미탈은 시멘트, 모래, 특성 개선제를 공장에서 컴퓨터를 이용해 미리 혼합한 뒤 현장에서 물과 섞기만 하면 바로 시공할 수 있는 첨단 건축 자재다. 레미탈은 시공이 편하고 경제성이 뛰어나며 용도별로 전문화돼 있는 게 특징이다.

이 상무는 "우리 회사의 브랜드인 '레미탈'이 업계에서는 아예 보통명사처럼 쓰일 정도로 인기가 많다"고 했다. 한일시멘트는 지난해 매출 6006억원 가운데 1072억원을 레미탈 단일 제품으로 올렸다.

이 상무는 "레미탈 덕분에 현장에서 모래와 시멘트를 섞을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에 건축 현장이 깨끗해졌다"고 했다. 게다가 능숙한 숙련공이 아니면 쉽게 할 수 없었던 시멘트와 모래의 배합비율 조정도 간단하게 해결됐다. 숙련공의 손에 좌우됐던 공사 현장의 품질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이다. 결국 레미탈의 출현이 건설문화의 혁신을 가져온 셈이다.

레미탈 개발과 표준화를 주도한 사람이 바로 이 상무다. 그는 "새로운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표준이 먼저 필요하다"고 했다. 표준화가 안 되면 상업화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 상무는 신제품이었기 때문에 아직 KS 규격조차 마련돼 있지 않았던 레미탈의 상업화를 위해 담당 기관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KS 기준을 직접 만들어낸 끝에 '레미탈 신화'의 주역이 됐다.

이 상무는 한양대 기계과를 졸업하고 83년 한일시멘트에 입사한 뒤 줄곧 기술 분야에서 일해왔다.

김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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