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생이 권총 강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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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강도모의를 한 전문 대학생 2명이 4·5구경 권총을 들고 여관에 들어가 금품을 털려다 범행을 눈치챈 종업원을 권총으로 때려 중상을 입힌 뒤 택시를 빼앗아 타고 달아나다 트럭을 들이받고 경찰과 격투 끝에 한 명은 검거되고 나머지 한명은 달아났다.
범인들은 한밤중의 서울 도심을 강탈한 택시로 2km나 질주하다 뒤쫓는 경찰관을 향해 실탄을 6발이나 쏘아댔으며 경찰도 가스탄을 발사해 깊은 잠에 빠졌던 인근 주민들은 때아닌 총소리에 놀라 깨는 등 소란을 피웠다.
경찰은 택시를 빼앗아 달아나던 송모군(19·D보건전문대 l년·서울체부동)으로부터 권총 1정과 탄창 등을 압수, 강도 상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달아난 김모군(20·D보건전문대2년)을 수배했다.

< 범행모의>
송군은 14일 학교수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한탕해 유흥비를 마련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지난 2일 경북 의성 고향집 캐비닛속에서 훔쳐왔던 권총을 학생 가방속에 넣고 이날 하오 8시20분쯤 집을 나섰다.
송군은 혼자서는 범행할 용기가 나지않아 같은 학교선배 김모군(20)을 서울 북아현동 S다방으로 불러낸 다음 범행을 제의했다.
이들은 15일 상오 2시쯤 서울 원효로 1가108 대성여관에 들어가 내실에서 잠자던 여종업원 김종연씨(43·여)에게 『돈을 내놓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위협했다.
이들은 김씨가 『왜그러느냐, 돈이 없다』며 반항하자 권총으로 김씨의 뒷머리를 9회가량 내리쳐 중상을 입히고 김씨가 『강도야, 사람 살려라』라고 고함치자 여관 밖으로 달아났다.

< 도주 >
김군은 여관앞에서 골목길을 통해 숙명여대 쪽으로 달아났고 송군은 원효로에서 청파동쪽으로 달리던 서울 4파 7269호 영업용 택시(운전사 김종호·25)를 세운 후 운전사 김씨를 권총으로 위협. 김씨가 반항하자 김씨의 왼쪽팔을 이로 물어 상처를 입히고 차에서 내리게 한후 송군이 직접 운전, 한강로 3가 중앙시장쪽으로 달아났다.

< 검거 >
송군은 대성여관에서 2km정도 떨어진 중앙시장에 이르러 때마침 야채와 과일을 운반해온 트럭을 들이받고 멈춰 뒤쫓아온 경찰에의해 붙잡혔다.
강공성 순경은 여관에 도착할때 인근 파출소 직원1명, 방범대원 l명 등 2명과 함께가 송군을 추적했는데 검거 당시 송군이 총을 발사해 접근치 못하다 가스 분사기를 이용, 검거했다.

< 권총출저 >
여관에서 나온 송군은 여관 종업원의 고함소리롤 듣고 달려온 경찰관과 맞서 공포 4발을발사했고 택시안에서도 1발을 쐈으며 붙잡힐 당시 다시 경찰관을 향해 1발 등 모두 6발을 쐈으나 다행히 권총에 맞은 피해자는 없었다.
송군은 경찰에서 『지난 2일 경북 의성군 봉양면 모 병원장으로 있는 아버지 송모씨(66)가 아프다고해 내려갔다가 아버지가 많이 아프지 않아 용돈이나 구하려고 큰형이 쓰던 병원3층 건넌방을 뒤지다 책상 서랍속에 있던 권총과 실탄 7발을 발견, 가지고 그날 하오 상경했다』고 진술했다.

< 동기 >
송군은 또 당시 권총과 실탄은 비닐과 수건에 쌓여있었는데 이를 가방속에 숨겨 서울로 가지고 와 같은 대학 같은 과 1년선배인 달아난 김군과 한탕해 유흥비를 마련하고자 모의 했었다며 범행동기를 밝혔다.

< 범인주변 >
송군은 아버지 송씨의 7남매중 여섯째.
송군이 사용한 권총은 미국 이타카 권총 제조회사(뉴욕 소재)가 제조한 콜트 4·5구경 권총으로 총번은 2l34158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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