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에 따른 경제적 손실, GNP서 빼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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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우리 나라의 환경오염은 지금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그 동안 국민총생산(GNP)증대에만 관심을 가졌기 때문에 총국민환경오염(GNP-Gross National Pollution)은 등한히 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환경오염이 경제적으로 전연손실을 가져오지 않는 것일까. 환경오염의 손실이 있다면 경제성장에서 환경에 의한 손실을 뺀 것만큼이 순수한 성장으로 볼 수 있으며 만일에 손실쪽이 커진다면 성장은 그 실질적인 의미를 잃는다.
지난 11일 서울대 환경계획연구소 주최로 국립환경연구소에서 열린 「도시폐기물 관리의 합리화 방안에 관한 세미나」에서 황의각교수(고대경제학과)는 「폐기물 감량 및 재활용의 경제학」이라는 발표를 통해 환경오염에 의한 손실계산을 시도했다.
폐기물이란 인간이 경제활동을 하는데 따라 필연적으로 생기는 기체·액체·고체물질로 우리의 자연과 생활환경을 오염시키는 물질.
그중 대기오염원은 일산화탄소·메탄·유황산화물·질소산화물 등의 가스와 매연 등 고체먼지가 주를 이룬다. 황교수는 대기오염 중 이산화유황(SO )이 인간의 호흡기 질환과 사망에 미지는 영향을 분석, SO 의 수준이 1PPM감소될 때의 경제적 이익을 계산해 봤다.
이 계산의 근거가 되는 SO 와 호흡기질환과의 상관관계분석조사가 우리 나라에는 아직 없어 황교수 자신이 시카고대학에서 만든 영향분석표를 이용했다.
이 분석표에 의한 황교수의 계산에 따르면 서울의 경우 SO 가 0.01PPM 증가될 때 연간 심장병 응급환자의 증가는 1천3백85명에 이르게되며 이들의 입원일수를 3일로 잡아도 총손실은 1억3천9백만원에 달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이 계산은 입원·치료비만을 계상한 것으로 이들이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는 데서 생기는 손실, 입원하지 않는 환자들의 비용 등을 감안한다면 앞의 계산의 10배 정도인 13억8천여만원은 될 것으로 추계 했다.
황교수는 이 결과를 우리 나라 전역에 적용할 경우 수많은 오염원 중 SO 하나만을 0.01PPM 감소시켜도 연간 55억4천만원 정도의 의료비 및 경제활동 손실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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