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WCA, 「TV와 어린이」주제 세미나|어린이의 TV시청 적당하면 건강 안해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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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TV시정은 어린이건강과 관련은 있으나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
대한 YWCA연합회(회장 김갑순)는 26일 하오 2시 동연합회 강당에서 「텔리비전과 어린이」를 주제로 한 어린이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TV와 건강」을 발표한 김소야교수(연세대·간호학)는 TV시청이 어린이들을 텔리비전 수상기 앞에 붙잡아둠으로써 건강을 크게 해친다는 일반통념과는 달리 실제로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주장을 펴 주목을 끌었다.
김교수에 따르면 3세까지의 어린이는 부모가 틀어주는 TV프로그램을 그대로 시청하나 4세부터는 고정적인 자기취향이 생겨나고 국교입학부터는 90%이상이 스스로채널을 선택한다는 것.
그런데 이같은 프로그램 선별에는 어린이의 성별, 부모의 습관·교육수준·사회계층에 따라 유형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프로그램선정은 국교아동을 기준으로 할때 하루 평균 2∼3시간에 이르며 더욱 이것이 대화와 동작이 없는체 몰두한 상태에서 보기 때문에 신체적·정신적으로 크게 문제가 되는 것으로 지적돼왔었다.
그러나 적당한 시성은 결코 어린이의 건강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주장.
TV시평이 신체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으로 지적되고 있는 것은 크게 나누어 ▲시력장애 ▲수면장애 ▲영양장애 ▲운동발달장애 등 네가지.
TV브라운관에서 방전되는 1만5천볼트 이상의 고전압부분에서 강한 X선과 방사선·감마선이 눈에 직접 반사되기 때문에 가성근시를 유발시키고 이것이 심화되면 회복이 불가능한 근시가 된다.
그러나 적당한 조명(20룩스)아래서 TV수상기를 눈 높이 보다 약간 낮게하여 2m이상 떨어진 곳에서 시청하면서 30분마다 잠시 눈을 감았다 다시 뜨는 식으로 휴식을 취해주면 눈의 피로를 가져오지 않는다는 것. 또 가성근시가 굴절성 근시로 변하는데는 3∼12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므로 1년에 2회 이상 시력측정을 받아 안구관리를 해두면 안심할 수 있다.
수면장애에 있어서도 실제수면시간이 단축되는 것은 평일의 경우 15∼25분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 다만 어린이의 경우 시청한 프로그램의 영향을 받아 잠꼬대를 하거나 악몽에 시달려 수면공포를 느낄 우려가 있으므로 수면직전의 시청프로그램은 가려서 보도록 부모가 보살펴주는 세심함이 필요하다고 그는 덧붙인다.
TV시청으로 인한 영양장애는 시청자체가 야기하는 정서적 긴장으로 구토등을 유발하여 음식섭취가 불가능하게 되거나 TV시청과 식사를 함께 함으로써 편식·과식을 빚는 것 등 두가지.
외국의 경우 TV를 시청하면서 먹을 수 있게 개발된 인스턴트식 「TV디너」를 장기복용, 영양불균형이 초래되기도 했다.
또 식사후에 움직이지 않고 계속 TV를 시청함으로써 비만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뼈·근육 성장이 활발한 시기에 있는 어린이들이 한자리에 2∼3시간 앉아 있으므로 골격발달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고개를 쳐들고 보거나, 옆으로 보는 등 시청자세가 바르지 않을 경우 「TV네크」라는 목병도 생기고 신체균형도 헝클어질 우려가 있다.
그러나 이같은 장애들은 부모가 조금만 신경을 쓰면 조절이 가능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그의 주장.
또 TV시청이 가족유대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현실 도피적이며 수동적인 인간으로 만든다는 것도 좋은 프로그램을 충분히 서로 얘기하면서 만족스런 환경을 함께 조성하면 결코 정신건강에 위해를 미치지 않는다고 그는 보고 있다.
김교수는 어린이의 건강을 위해 ▲방송국 측은 교양과 오락의 고른 배정및 취침 직전 프로에 대한 내용검토 등 편성에 신청을 쓸 것 ▲부모는 어린이의 TV시청습관이나 자세·시청시간·프로선택에 관심을 갖고 잦은 의견을 교환하며 어린이에게 TV외의 다른 건전한 오락물도 개발해줄 것 ▲학자들은 TV로 인한 어린이 건강문제에 보다 많은 연구를 해야한다고 결론지었다. <홍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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