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벗는 중국… 언론 등 "사회 불만 덮기" 비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지난달 중국 광저우 길거리에서 열린 누드 사진 촬영 대회에서 한 모델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광저우]

중국 당국이 섹스에 관대해지고 있다.

중국 대륙의 달라진 분위기는 올해 부쩍 늘어난 나체 사진전 등에서 감지된다. 나체 사진을 게재한 여성잡지의 출판까지 허용됐다. 나체 사진은 그동안 음란물과 동일시돼 공개적인 출판.배포가 금지돼 왔다.

후난(湖南)성 창사(長沙)에서 출판되는 여성 잡지 시상건강(時尙健康) 10월호는 중국 모델 3명의 나체 사진을 표지에 실었다. 그러나 당국은 잡지 출판을 허용했다. 전례 없는 일이다. 이 잡지사의 편집장은 "유방암 예방 관련 기사를 실으면서 여체의 아름다움을 강조하기 위해 실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도서관에서 열린 나체 사진전에는 20일간 1만5000여 명의 관람객이 몰렸다. 전시됐던 300점의 사진이 포르노를 방불케 해 상당수 관람객이 항의하는 소동까지 빚었다. 7월에는 저장(浙江)성 톈탄(天壇)관광지 호수에서 8명의 여대생이 나체로 수영을 했지만 경찰이 제지하지 않았다. 그런 사례는 일일이 손꼽기 힘들 정도다. 수도 베이징(北京) 교외에서는 매주 나체족들이 모여 사진촬영 등의 행사를 하고 있다.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에서는 올 여름 수영장에서 나체 수영이 유행했다.

이에 대한 평가는 대부분 부정적이다. 중국의 인터넷 포털사이트 시나닷컴이 최근 실시한 조사에서 네티즌 45%가 반대한 반면 찬성은 25%에 불과했다. 홍콩의 영자지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성(性)을 개방해 사회불만 세력의 관심을 돌리려는 신호탄"으로 해석했다. 정부가 국민의 관심을 '섹스'로 돌려 사회불만의 해소 수단으로 만들려고 한다는 얘기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