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의 기준 시가 발표후 주택거래 뜸해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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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지난주 부동산업계의 눈길은 모두 개포 현대아파트로 쏠렸다.
지난 16일 실시된 현대아파트 4백1가구에 대한 채권입찰제에는 모두2천9백38명의 0순위등장 소지자가 몰려들어 평균7.1대1의 뜨거운 경쟁을 벌였다.
24일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과연 얼마를 써넣어야 당첨이 됐는지 정확히 알수는 없는 일이지만 채권당첨 가능권이 당초 예상보다는 다소 낮은 선일 것이라고 보는 것이 부동산업계의 얘기다.
20대1이 넘는 치열한 경쟁을 벌인 31평형의 경우 층이 좋은 2군이 2천만∼2천2백만원선이면 당첨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고 46평형의 경우도 이보다 약간 높은 2천3백만∼2천4백만원이 당첨 가능선으로 보인다.
특히 경쟁을 이 의외로 낮은 58평형의 경우는 2천5백만원∼2천7백만원 정도를 써냈으면 당첨이 무난하지 않겠느냐」는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채권입찰액이 예상보다 5백만∼1천만원정도 낮아진 것이다. 당첨된 후 되팔 목적으로 입찰에 참가한 일부 가수요자들이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써낼 경우 당첨이 된다해도 채권입찰액에 0순위를 매입한 돈을 합치면 실상 남는게 없을 것으로 판단한 것도 한 원인이다. 게다가 3월 이후 아파트값이 내림세에 있고 거래도 뜸한 상태여서 과거와 같이 물건만 잡아두면 값은 뛰게 마련인 상황과는 다르다고 판단했기 때문.
여하간 당첨이 가능한 채권입찰인 주위의 기존아파트에 붙은 프리미엄보다도 오히려 낮은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이자 그 정도 액수라면 어느 정도 프리미엄을 더 얹어 사는 실제가격과 비교해 남는 게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에서 추첨전에 프리미엄을 얹어 사는 추점전 매매도 상당수 있다고 한다.
예를들어 58평형의 경우 당첨이 확실시되는 3천만원을 써넣은 추첨권이면 다시 2천만원 정도의 프리미엄이 붙어 일부 매매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앞으로도 이촌동 신동아아파트, 가락동·압구형동 한양아파트가 채권입찰방식으로 잇달아 분양될 예정이어서 이번 현대아파트의 입찰 결과와 앞으로의 추이에 대한 부동산업계의 관심은 당분간 계속될 듯.
○…개포 현대아파트에 대한 관심과는 달리 서울지역의 기타 아파트·단독주택 등의 거래는 매우 한산하다. 가격도 국세청의 기준싯가 발표이래 약세를 면치 못해 비교적 꾸준히 거래가 이루어지는 35평 전후의 아파트는 지난 3월에 비해 5백만의 정도 내린 값에서 매매되고 있다.
신시가지가 들어설 목동주위, 화곡동 등지의 상가가 다소 오름세를 보이고 있으나 거래는 많지 않은 편이다.
지난 4월말에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졌던 아파트 값이 요즘들어 약 보합세 속에 안정을 되찾고 있는 느낌. 매물은 제법 나와있는 편이나 사겠다는 사람이 별로 없어 당분간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
더우기 오는 7월1일 이후 양도세부과기준이 엄격해지게됨에 따라 이달 말부터는 이 시한을 피하기 위한 매물이 상당히 나올 것으로 보여 집값 하락을 더욱 부채질할 기미다.
평당 3백만원을 홋가하던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도 요즘 평당 2백50만원에 못 미치는 선에서 때문이 나오고 있으며 같은 지역 한양아파트도 평당 2백만원 수준에서 말이 오가고 있다.
또하나 아파트 값이 떨어질 요인이 있다. 지난 3월 아파트 투기붐을 타고 계약금만 걸고 서둘러 아파트를 사들였던 사람들이 그후 아파트거래에 된서리가 내린통에 이제는 자금지불을 위해 전세를 놓거나 아예 처분해서 자금을 다른 곳에 융통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결국이 같은 가수요자들이 사들였던 물건을 던지기 시작하면 6월의 아파트시세는 상당한 폭으로 내리지 않을까 예상하는 사람도 많다.
○…수도권 정비계획안이 발표된 후에도 개발대상지구로 올라있는 용인·이천·평택 등지의 부동산거래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비교적 작은 돈을 투자하기 위해 땅을 둘러보러 오는 사람은 다소 증가추세나 선뜻 사들이기에는 이미 땅값이 상당히 올라있는 터라 별다른 거래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수도권정비계획안이 새로 나왔다지만 사실 그 이전에 도 소문이 퍼져있었기 때문에 큰 규모의 거래는 벌써 끝나고 땅값만 잔뜩 부추겨 놓은 상태다. 게다가 때로는 계획안이라는 것이 잔뜩 바람만 잡아놓다가 유야무야되는 경우도 겪어본바 있어 더더욱 눈치만 보고 있는 상태다. <박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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