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U 3골 박지성이 만들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2면

‘주간 최우수선수’에 뽑힌 박지성이 2일(한국시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풀럼 수비수를 제치며 드리블하고 있다. [런던 AP=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박지성(24.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가 최고의 활약을 펼쳐 '주간 최우수선수'에 뽑혔다.

박지성은 2일(한국시간) 풀럼과의 2005~2006 프리미어리그 7차전에서 2골을 어시스트하고 페널티킥을 유도하는 등 세 골을 모두 만들어 3-2 승리의 수훈갑이 됐다.

영국의 스포츠 전문 매체 '스카이 스포츠'는 박지성을 주간 최우수선수(Player of the Weekend)로 선정하며 "올 여름 PSV 에인트호벤에서 이적해 온 한국의 스타가 풀럼전에서 3골을 모두 이끌어내 최고의 활약을 했다"고 평가했다. 박지성은 스카이 스포츠가 선정한 '주간 베스트11'에도 뽑혔다. 스카이 스포츠는 박지성에게 팀 내 최고인 9점의 평점을 매겼으며 지역 언론인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는 박지성에게 웨인 루니(9점)에 이어 둘째로 높은 8점을 줬다. 9점은 프리미어리그에서 좀처럼 나오지 않는 최고의 평점이다.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 대신 오른쪽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박지성은 0-1로 끌려가던 전반 16분, 하프라인 부근에서부터 40m 가량을 단독 드리블, 수비수 3명을 제치며 문전까지 돌진하다 상대 수비의 파울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뤼트 반 니스텔로이의 페널티골로 1-1 동점을 만든 지 불과 2분 뒤 박지성은 미드필드 왼쪽에서 날아온 공을 중앙으로 파고든 루니에게 논스톱으로 찔러줘 루니의 역전골을 도왔다. 2-2 동점이던 전반 45분에는 상대의 오프사이드 함정을 뚫고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만든 뒤 중앙의 니스텔로이에게 여유있게 패스, 결승골을 엮어냈다. 전반전의 맹활약으로 완전히 자신감을 되찾은 박지성은 후반에도 중원을 휘젓고 다니며 상대 수비수들이 진땀을 흘리게 했다.

경기 후 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 감독은 박지성의 플레이를 "환상적이었다"며 "특히 볼을 앞에 두고 보여준 움직임과 공간을 찾아 들어가는 센스는 그 정도 나이의 젊은 선수들에게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특별한 것이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효웅 MBC-ESPN 축구 해설위원은 "그동안 박지성이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해 퍼거슨 감독이 그를 기용하는 데 부담을 느껴왔다. 이제 박지성이 더 많이 출전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며 이번 경기에 의미를 부여했다.

2일 뇌성마비 장애인축구대회 개막식 참석차 파주 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를 찾은 딕 아드보카트 국가대표팀 신임 감독도 박지성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정몽준 축구협회장이 "박지성의 경기를 봤느냐"고 묻자 아드보카트 감독은 "박지성이 매우 돋보였다"고 대답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박지성은 풀럼과의 경기에서 맨체스터가 넣은 3골에 모두 관여했다. 움직임이 매우 뛰어났다"고 평가하며 12일 이란과의 평가전에 출전할 박지성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이충형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