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 감염원은 중국 박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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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과학원과 호주 동물보건연구소 등 중국.호주.미국의 공동 연구팀은 지난달 29일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인터넷판에 "중국 박쥐가 사스의 발병 원인인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숙주"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중국에서 서식하는 박쥐 9종류, 408마리를 조사했다.

이 가운데 28~71%가 사스 바이러스와 유사한 바이러스를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고 뉴욕 타임스.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연구팀의 왕린파 박사는 "특정 동물이 감염원이라고 딱 부러지게 말할 수는 없다. 우리는 바이러스 감염원인 동물은 발병하지 않으며 체내에서 다량의 항체와 소량의 바이러스가 발견되는 현상 등으로 감염원을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 기준에 따르면 박쥐는 해당되지만 앞서 지목된 사향 고양이는 아니라는 것이다.

연구진은 사향 고양이는 중간 매개체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다른 연구원은 "바이러스가 박쥐에게서 사향 고양이를 거쳐 인간으로 옮겨갔는지 여부는 규명되지 않았지만 박쥐가 감염원이라는 가정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홍콩대 연구팀도 지난달 27일 '미국 과학원 회보'에 박쥐가 사스 바이러스와 유사한 바이러스를 지니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사스는 2002년 중국에서 처음 발생해 이듬해 전 세계로 퍼졌으며 26개국에서 8000명이 감염되고 770여 명이 숨졌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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