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에이즈 수혈 2명 감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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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수혈에 의해 30대 여성 두 명이 에이즈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1987년 이후 수혈로 에이즈에 감염된 사람은 16명으로 늘었다.

대한적십자사는 2003년 8월 김모(23)씨가 헌혈한 피를 수혈받은 A씨(30)와 B씨(35)가 에이즈에 감염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고 29일 발표했다.

두 사람이 에이즈에 감염된 뒤 남편이나 자녀 등 가족에 대한 2차 감염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당시 백혈병 환자 C씨도 김씨의 혈액을 수혈받았지만 같은 해 9월 숨졌다. 적십자사는 "C씨가 에이즈 혈액 때문에 숨진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씨는 2003년 8월 훈련병 시절 헌혈했는데 이 피가 문제가 된 것이다. 훈련병의 혈액이 에이즈를 옮긴 경우는 2002년 12월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논산훈련소 훈련병의 혈액이 60대 남자 2명에게 에이즈를 옮겼다.

보건 당국은 김씨가 제대 후인 8월 29일 헌혈한 피에서 에이즈 감염 사실이 확인돼 김씨가 2003년 8월 26일 헌혈한 피를 추적한 결과 A, B씨의 감염 사실이 밝혀졌다.

적십자사는 당시 헌혈 때 김씨의 혈액에 대해 에이즈 항체 형성 여부를 확인하는 효소면역검사를 했으나 음성으로 나온 점을 들어 에이즈 바이러스가 검사에 나타나지 않는 잠복기였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된 뒤 22일까지는 효소면역검사에 잡히지 않는다. 적십자사는 또 C형 간염에 걸린 40대 남자의 혈액을 지난해 7월 수혈받은 D씨(32.여)가 간염에 걸렸고, 또 다른 C형 간염 감염자의 혈액을 수혈받은 3명이 지난해 9~11월 숨졌다고 밝혔다.

적십자사 조한익 혈액사업본부장은 "계속되는 혈액사고에 대해 사죄한다"며 "김씨처럼 에이즈 바이러스 잠복기에 헌혈을 하면 현대 과학으로 감염을 막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적십자사는 A, B씨에게는 5000만원, D씨에게는 2000만~4000만원을 보상하기로 했다. 또 10월부터는 훈련소나 신병교육대에서 채혈하지 않기로 했다.

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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