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뺨치는 아마골퍼… 박영응씨 5오버 공동 3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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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선수 38명을 제친 아마추어.

28일 제주 크라운골프장에서 벌어진 동아회원권 KPGA 챔피언스(시니어)투어 최종 2라운드에서 아마추어인 박영응(56.사진)씨가 1언더파를 기록, 합계 5오버파로 당당히 공동 3위에 올랐다.

박씨는 1라운드 2번 홀(파5)에서 세컨드샷이 두 차례나 OB 나는 바람에 10타(더블 파)를 쳤고, 파3에서도 더블 파를 범하는 등 78타(6오버파)를 쳤다. 그로서는 완전히 무너진 스코어였다.

그러나 이날 제주 바람과 빠른 그린을 극복하고 버디를 4개(보기 3개)나 잡아 만 50세 이상 프로 42명과 예선을 거친 아마추어가 출전한 최고 권위의 시니어 대회에서 프로 2명과 함께 종합 3위를 차지한 것이다.

박씨는 '하이마트로 가요'라는 CF를 만들어 한국광고 대상을 수상한 커뮤니케이션 윌의 전무다. 박 전무는 펜싱과 사격 전국체전 대표로 출전한 스포츠맨이며 조선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광주 공군 골프장 관리 장교를 하던 1971년 골프와 인연을 맺었다.

챔피언티에서 보통 이븐파를 치고, 레귤러티에서는 가볍게 언더파를 친다. 드라이브샷 거리는 280~290야드 정도며 최저타 기록은 10언더파 62타(94년 뉴서울CC 남코스). 홀인원은 한번도 못해봤지만 그보다 더 어렵다는 앨버트로스(기준타수보다 3타 적게 홀아웃하는 것)를 네 번이나 기록했다. "홀인원 운은 없었고, 드라이버와 롱아이언 샷이 좋아 앨버트로스 기회가 많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3번 아이언이 주무기로 티에서 240야드, 페어웨이에서 220야드 정도를 친다.

시니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렸지만 그는 '헤드업'을 하지 않았다. "프로들에게 죄송하다. 아마추어 고수들이 시니어 프로보다 라운드 기회가 훨씬 많아 좋은 성적을 낼 뿐이다"고 겸손해했다. "아마추어 고수들은 한 달에 최소 10차례 이상 필드에 나간다"는 것이 그의 귀띔이다.

우승은 합계 6언더파를 친 최윤수(57.던롭) 프로가 차지했다.

제주=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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