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 전쟁' 두산 기적처럼 웃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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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은 10월 1일 잠실구장이 아닌 문학구장에서 시작된다.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 프로야구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3위를 달리던 두산이 기아를 상대로 7-2 승리, 막판 6연승을 엮어내면서 플레이오프 직행티켓을 거머쥐었다. 반면 2위였던 SK는 LG에 2-3으로 패하면서 2위 자리를 두산에 넘겨주고 4위 한화와 준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됐다.

27일 현대전에 앞서 김경문 두산 감독은 "마지막 날 2위를 차지한다면 그것은 작은 기적"이라고 했다. 두산의 '작은 기적'이 결국 실현됐다. 김동주.박명환 등 간판선수들이 빠진 상황에서 이룬 것이라 더욱 값지다. 처음부터 두산은 착실하게 한 점씩 올려 나가는 야구를 했다. 1회 말 상대 실책과 단타 2개로 선취점을 뽑은 뒤 3회 단타 하나와 사사구 2개를 묶어 1득점, 4회에는 2루타 하나에 스퀴즈번트로 1득점 했다. 5회에도 단타 하나와 볼넷 두 개로 1득점 했다. 그 과정에서 진루타 1개와 희생타 3개가 동원됐다.

반면 SK는 두산이 이기고 있다는 소식을 접해서인지 타석에 들어선 타자들은 성급한 모습을 보였다. 안타는 8개를 기록했지만 1회 박재홍의 선두타자 홈런과 7회 정경배의 2루타로 한 점씩을 올렸을 뿐 조범현 감독 특유의 세밀한 야구는 볼 수 없었다. SK로서는 8회 1사 1, 3루에서 이호준이 때린 병살타가 아쉬웠다. 두산이 스퀴즈번트로 주자를 홈에 불러들인 모습과 대조적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시즌 개막 때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겠다고 팬들과 했던 약속을 지킬 수 있을 것 같아 정말 기쁘다. 남은 기간 동안 팀을 추스를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됐다. 김동주.이혜천은 가능할 것 같고 박명환도 점검해 보겠다"고 했다. LG는 현대를 제치고 6위를 차지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한편 대구에서 열린 삼성-한화전에서는 삼성이 5-2 승리를 거뒀다. 삼성 오승환은 3이닝을 던져 10승째(1패)를 올리면서 두산 박명환(11승3패)을 제치고 승률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선동열 삼성 감독이 등판시키지 않겠다고 했던 배영수는 7회 한 타자를 상대해 삼진을 낚아 두산 리오스와 탈삼진 공동 1위(147)에 올랐다.

잠실=이태일,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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