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린 선방' GK 김진현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을 뿐"

중앙일보

입력

한국 축구대표팀 수문장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이 첫 국제 대회 경기에서 안정적인 선방으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울리 슈틸리케(61)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0일 호주 캔버라에서 열린 오만과 2015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전반 추가 시간에 터진 조영철(카타르SC)의 결승골로 1-0으로 승리했다. 아시안컵 첫 경기 승리에는 조영철의 결승골뿐 아니라 골키퍼 김진현의 선방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진현은 후반 추가 시간 오만 공격수 아마드 알 호스니의 위협적인 헤딩슛을 동물적인 감각으로 몸을 날려 막아냈다. 이 선방으로 간신히 승리를 지켜낼 수 있었다.

경기 후 김진현은 "1-0 상황에서 마지막까지 막지 못하면 1-1로 비기는 상황이었다. 팀 분위기도 그렇고, 그 상황에서 처지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집중했다. 실점을 안 한 원동력이었다"면서 "다른 생각보다 우선 팀이 이겨서 다행이었다"며 담담하게 말했다.

김진현은 일본 J리그에서만 6년동안 활약하며 대표팀 주전 자리를 넘봤던 골키퍼였다. 2011년 아시안컵 때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그동안 정성룡(수원), 김승규(울산), 이범영(부산) 등에 밀려 '넘버3 골키퍼'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공을 소유하는 비율을 높이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는 슈틸리케 감독은 빌드업(공격 전개) 능력이 좋은 김진현을 꾸준하게 중용했다. 김진현은 "경기(오만전) 당일에 출전 통보를 받았다. 감독님이 나를 선택한 게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목표였다"고 말했다. 이어 “팀이 이기는데 힘을 보태고 싶을 뿐이다. 내가 오늘 잘했다고 해서 다음에도 내가 나간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라며 “내가 나가지 못하더라도 어느 자리에서라도 열심히 하겠다”라고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캔버라=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