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의 통일지방선거 때맞춰 선거열에 들뜬 일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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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4년만에 돌아온 통일지방선거 (4월10일=도도부 현지사 및 의합의원·시장,4월24일=시구정촌의장 및 의회의원)를 맞아 선거열에 들떠있는 일본에서는 요즘 중의원해산설이 다시 부상, 통일지방선거에서 자민당이 이기기만 하면 중의원해산, 중·상의원동시선거는 필연적이라는 것이 상식처럼 굳어가고 있다.
중의원의원4백99명중 2백입석이라는 절대안정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자민당내에서 끊임없이 국회해산설이 나오는 것은 당내 최대파벌인 「다나까」파가 초지일관 중·상의원동시선거를 주장하고 있기 때문. 그 표면적인 이유는 중·상의원동시선거가 자민당에 유리하다는 것이지만 속셈은 「다나까」전수상에 대한 단결공판전에 선거를 치러 자파세력을 강화하자는 것.
오는 10월로 예정된 록히드공판에서「다나까」가 유죄판결을 받을 것은 거의 확실한 만큼 재판 후에 선거를 치러 자파후보가 타격을 입는 것을 피하자는 계산이다.
이 때문에 작년11월「다나까」파의 등에 업혀 정권을 잡은 「나까소네」수상은 취임 초부터 중의원해산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1월들어 각 신문·방송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나까소네」내각에 대한 지지율이 35%수준으로까지 떨어지자「나까소네」수상은 해산문제에 신중한자세로 전환, 지금은 기회있을 때마다 해산가능성을 부인하고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해산설이 다시 표면화되고 거의 불가피한 사실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나까소네」 수강의 발언과는 관계없이 자민당이 총선에 대비한 준비를 착착 진행하고있고 이룰 방관만 할 수 없는 야당측도 일제히 선거채비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자민당내에서도 「다나까」파를 제외한 나머지파벌은 국회해산에 반대입장을 취하고 있다.
비주류의 「후꾸다」파, 「고오모또」파는 물론 「다나까」파와 손잡고 「나까소네」를 수상자리에 앉힌「스즈끼」파에서도 노골적인 반대의사를 밝히고있다.
「스즈끼」전수상은 『고 「오오히라」수상의 순직으로 얻은 2백84석은 소중한 것이다. 해산에서 의석이 준다면 정국운영이 큰 문제다』고 자파의 희생으로 얻은 안정다수를「다나까」파를 위해 희생할 수는 없다고 반발했다.
「나까소네」측도 총선에서 패배하는 경우 그 책임을 몽땅 뒤집어쓰고 자칫하면 수상자리조차 내놓아야 할지 모른다는 위험부담 때문에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있다.
최근 「나까소네」수상의 잇따른 해산부인발언은 이 같은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다나까」파의 뜻을 어기는 경우 정권을 유지하기 어려운 시점인 만큼 결국은「다나까」파의 의사에 따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중론이다.
어쨌든 이처럼 각자의 사정과 주장이 다르면서도 자민당각파는 벌써부터 총선채비로 치닫고 있다.
언제 국회해산·동시선거라는 사태에 직면할지 모른다는 강박관념에 쫓기고있는 때문이다.
각파벌은 「××격려회」「××출관기념회」등 각종 이름의 정치집회를 통해 정치자금을 모으는 한편 지방선거지원이라는 명목으로 소속의원이나 후보예상자를 선거구에 보내 사전운동을 벌이고 있다.
제1야당인 사회당의「다나베」서기장대리는 『자민당이 국회를 해산, 동시선거로 몰고 갈 가능성은 70∼80%』라고 분석하고 『사회당으로서도 선거를 맞을 채비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아스까다」위원장도 『자민당의 태도가 4월10일의 13개현지사선거결과에 달려있으나 지든 이기든 국회해산가능성은 높다』(19일 폭강발언)고 대결가능성을 시사했다.
사회당내에서는 소극적으로 자민당에 끌려갈 것이 아니라「나까소네」수상의 군비확장노선, 「다나까」파 편중자세에 공격의 기치를 내걸고 내각불신임안을 제기하자는 강경론 마저 대두되고 있다.
민사당도 24일 종합선거대책본부위원회에서 동시선거에 대비한 준비를 서두를 것을 결정, 전당원에 이를 지시했다.
이밖에 공명·신자유구락부·공산당 들 소극적인 자세를 보여온 다른 야당들도 「객관적 경세에 마라 준비를 진행 중」임을 시인하고있다.
「다나까」파와 「나까소네」수상이 해산을 단행하는 경우 그 시기는 정기국회가 끝나는 5월26일을 며칠 앞둔 20일 전후가 될 것으로 관축통들은 보고있다.
또 그 경우 총선시기는 6월26일이 될 것이라는 설이 지배적이다.
문제는 통일지방선거에서 자민당이 패배하는 경우「다나까」파나 「나까소네」수상이 과연 어떻게 나올 것이냐 하는 점이다.
「다나까」파는 자민당이 패배하더라도 총선을 강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록히드사건판결공판전에 그리고 당내 실권을 쥐고있는 현시점에서 선거를 치러 현재 1백10석인 자파의원수를1백30석수준으로 끌어 올릴 방침이라는 얘기다.
일부에서는 사회당이 내각불신임안을 들고 나온 것은「다나까」파에 해산명분을 주기 위한 막후흥정의 결과라는 설까지 나돌고 있다.
그러나 국회해산불가피론을 점치는 사람들도 이번 통일지방선거의 자민당승리를 조건으로 붙일 것을 잊지 않는다. 통일지방선거의 향배는 「다나까」수상에게는 정치생명을 좌우하는 중요한 계기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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