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 청와대 수석 대구 재·보선 출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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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의 이강철 시민사회수석이 다음달 26일 치러질 국회의원 재.보선 출마를 위해 다음주 초 사표를 제출할 것이라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 수석이 오랜 고심 끝에 출마 결심을 굳히고 28일께 사퇴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열린우리당 재입당 절차를 밟은 뒤 한나라당 박창달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공석이 된 대구시 동구을 재선거에 출마할 예정이다.

이 수석은 노무현 대통령이 2002년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하기 직전 열렸던 대구 후원회 행사에서 "나의 오랜 동지이자 친구"로 소개했던 최측근이다. 노무현 대선후보 시절에는 조직특보로 사재를 털어 지원에 나서 캠프 내에선 "부산엔 문재인, 광주엔 정찬용, 대구엔 이강철이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대구 계성고와 경북대 정치외교학과를 나온 그는 1974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구속돼 7년을 복역했다. 87년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 대구.경북 본부장을 지내는 등 오랫동안 재야 민주화 활동을 해왔다. 올 1월 차관급인 청와대 수석으로 발탁되며 생애 처음으로 공식 월급을 받았다.

이 수석은 23일 대구시청에서 이례적인 기자간담회도 했다. 기획예산처가 대구 지하철 3호선의 2006년 설계비 30억원을 내년 예산안에 반영했다는 사실을 알리는 자리였다. 그는 보도자료에서 '이강철만이 가능한 3호선 설계비 반영'이라는 문구도 썼다. 당연히 출마 여부에 대한 질문과 함께 "사전 선거운동 아니냐"는 지적이 쏟아졌다. 그는 처음엔 "월급받은 지 9개월밖에 안 됐는데…"라고 답하다 거듭된 질문에 "주민 의견을 들어보고 다음주 (출마를) 결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2일에도 대구상공회의소 주최 간담회에 참석해 "현직 청와대 수석의 사전 선거운동"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최훈 기자, 대구=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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