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초연 맡아 기뻐" '니벨룽의 반지' 지휘자 게르기예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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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 4부작 한국 초연을 제가 지휘하게 돼 감회가 깊습니다. 개인적으로 저의 첫 서울 공연이란 것도 의미가 크지요."

자신이 예술총감독으로 있는 러시아의 상트 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 소속 오페라단과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23~2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7회의 공연을 하는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52)가 22일 롯데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러시아어와 영어를 섞어 가며 질문에 대답한 그는 "24시간 내에 대서양을 건너 유럽과 미국에서 지휘한 적도 있다"며 "살인적인 연주 일정을 소화하느라 바쁘지만 음악을 연주할 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간 300회가 넘는 공연을 소화하는 왕성한 활동력으로도 유명하다.

게르기예프는 로테르담 필하모닉 수석 지휘자,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수석 객원 지휘자, 핀란드 미켈리 음악제 예술감독도 겸하고 있다. 2007년부터는 런던 심포니 수석 지휘자로 활동한다.

그는 자신의 체력에 대해 "어릴 때부터 축구를 좋아한 데다 고향인 코카서스가 고산 지대여서 심폐 지구력과 근력을 타고났다"고 말했다. 그는 매년 열리는 핀란드 미켈리 음악제에서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음악제 스태프(기자단 포함)와의 경기를 정례화할 정도로 축구를 좋아한다. 상트 페테르부르크 음악원에 재학 중이던 23세 때 카라얀 지휘 콩쿠르에서 우승했으며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와는 둘도 없는 친구 사이다. 한국음악가는 14년 전에 처음 만난 동갑내기인 지휘자 정명훈씨와 친하게 지낸다고 했다.

글=이장직 음악전문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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