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130만여 명 허리케인 피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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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리케인 리타가 최고 등급인 5등급으로 올라간 21일(현지시간) 오후 대피 차량 수천대가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을 빠져 나가고 있다. [휴스턴 로이터=뉴시스]

가장 강력한 5등급으로 세력을 키운 허리케인 리타가 23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연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돼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 갤버스턴을 비롯한 이곳에는 미국 석유 공급의 25%를 담당하는 정유 시설이 밀집돼 있다.

미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21일 "리타가 중심 최대 풍속이 시속 265㎞에 달해 5등급으로 격상됐다"며 "리타는 23일 밤 텍사스주 갤버스턴과 코퍼스크리스티에 이르는 멕시코만 중부 지역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리타는 3주 전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일대에서 1000명이 넘는 사망자를 낸 카트리나보다 한 등급 강하다. 5등급 허리케인이 미국 본토에 상륙한 것은 사상 네 번째다. 초강풍과 폭우에다 최고 6m의 파도를 동반한 리타가 텍사스를 덮칠 경우 주택 12만 채가 파괴되고, 피해액이 750억 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텍사스대학 측은 예측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21일 텍사스.루이지애나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최악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텍사스.루이지애나 주정부도 이날 연안지대 주민들에게 강제 또는 자발적 대피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이 날 하루 동안 130만여 명이 피난길에 나서 고속도로는 차량들로 크게 붐볐다.

텍사스주 연안에 밀집한 정유 시설이 파괴될 경우 미국의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5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1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는 전날보다 60센트(0.9%) 오른 배럴당 66.80달러를 기록했다.

휴스턴.워싱턴=남정호.강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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