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고나고 … 정치판 심상찮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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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여기저기서 지형 재편을 예고하는 바람이 불고 있다. 10.26 국회의원 재.보선과 내년 상반기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형 태풍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바람들이다.

탈당하고
신중식의원 열린우리 탈당
집권당 떠나는 건 이례적

우선 열린우리당 신중식 의원이 21일 탈당했다. 전남 고흥-보성이 지역구인 신 의원은 조만간 민주당에 입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집권당 의원이 정권 임기 중반에 탈당하는 것은 전례가 드문 일이다. 호남 민심이 열린우리당에 등을 돌렸다는 얘기다. 반면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후광 덕에 민주당 지지세는 견고하다. 신 의원은 고건 전 총리의 대권 후보 옹립을 위해 진력할 것임을 선언했다. 그는 "고 전 총리의 대권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며 "(고 전 총리가) 주변의 대권 출마 권유를 충분히 경청하고 존중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고 전 총리를 매개로 호남(민주당)과 충청(중부권 신당)의 지역 연합 프로그램이 가동되고 있다는 시나리오가 탄력을 받는 셈이다.

입당하고
정우택 전 장관 한나라로
충청권 민심 향방 관심

공교롭게도 이날 한나라당에는 자민련 출신인 정우택 전 의원이 입당했다. 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 선거구에서 재선했고, DJ 정권 시절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냈던 정 전 의원은 한때 자민련의 차세대 주자로 꼽혔던 인물이다. 그는 신중한 저울질 끝에 열린우리당과 중부권 신당의 영입 제의를 뿌리쳤다. 전직 의원으로는 이번 국회 들어 한나라당에 영입된 첫 케이스다. 한나라당은 정 전 의원의 영입이 충청권에서 과거 자민련 지지층을 흡수하고 중부권 신당 바람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쪼개지나
유인태 여 정치개혁특위장
"선거구 바뀌면 여야 분화"

열린우리당의 유인태 당 정개특위 위원장이 이날 기자들에게 도농복합선거구제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지금은 지역구도 때문에 생존이 안 되니까 동거하는 것"이라고 한 대목도 의미심장하다. 그는 "이혼할 사람은 이혼해야지 제자리를 찾을 수 있고, 그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해 파장을 일으켰다.

대도시는 중대선거구로, 농촌지역은 소선거구로 선거를 치르는 도농복합선거구제가 도입되면 정계개편이 불가피해 열린우리당이나 한나라당 모두 분화될 것이란 설명이다. 유 위원장은 그 근거로 "선거구별로 3명이 뽑히는데 뜻이 안 맞는 사람들이 한 당에 함께 있을 이유가 없다"며 "도농복합선거구제 하에서는 당이 늘어나 다당제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런가 하면 한나라당 안상수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명박 서울시장이나 손학규 경기도지사는 박근혜 대표 체제가 굳어졌다고 판단되면 당 경선에 뛰어들지 않고 독자적으로 당을 만들거나 다른 세력과 합종연횡을 해 보수세력이 분열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정하 기자

*** 바로잡습니다

9월 22일자 3면 '들고 나고…정치판 심상찮다' 기사 제목의 '유인태 여 정계개편특위장'은 '유인태 여 정치개혁특위장'으로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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