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 못 살려… 김선우, 내년 선발 박찬호, 선발 복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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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저리그 한국인 투수들끼리 투타 대결을 벌였다. 로키스의 선발투수 김선우(왼쪽)는 파드리스의 중간계투로 나선 박찬호와 두 번 상대해 1타점 희생 플라이와 희생 번트로 정교한 타격 솜씨를 뽐냈다. [덴버 AP=연합뉴스]

팀을 옮긴 뒤 선발투수 자리를 굳혀가는 김선우(콜로라도 로키스)와 트레이드 후 불펜투수로 내려앉은 박찬호(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두 선수가 20일(한국시간) 로키스의 홈구장인 쿠어스필드에서 만났다. 김선우는 선발이었고, 박찬호는 중간계투였다.

두 선수 모두 얻은 것이 없었다. 김선우는 5와3분의2이닝 동안 11피안타.7실점(6자책점)했다. 볼넷은 4개. 박찬호는 3회 말 구원등판해 2와3분의2이닝 동안 2피안타.2볼넷.1실점이었다. 모두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고 경기는 파드리스의 8-7 승리로 끝났다.

두 선수에게 이날 경기는 기회였다. 이 경기 전까지 김선우의 쿠어스필드 성적이 2승무패, 평균자책점 2.55였고, 이적 후 파드리스전에는 두 차례 선발 등판해 1승에 평균자책점 2.45로 더 좋았다. 선발을 확정하는 좋은 길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김선우는 이날 3개의 홈런을 얻어맞았다. 팀이 6-5로 경기를 뒤집은 6회 초 역전 2점 홈런을 허용한 것이 가장 아팠다.

12일 LA 다저스전 등판 이후 선발진에서 제외된 박찬호는 8일 동안 등판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동안 다른 선발투수들의 성적은 좋았다. 브라이언 로렌스만 빼고. 로렌스는 9월 들어 세 차례 선발 등판해 단 한 차례만 5이닝을 넘겼다. 박찬호가 선발로 복귀하려면 그의 자리를 노려야 했다. 이날 선발 등판한 로렌스는 또다시 3회를 넘기지 못하고 강판당했다. 브루스 보치 파드리스 감독은 박찬호를 마운드에 올렸다. 기회였다.

그러나 박찬호도 좋지 않았다. 5-4로 앞선 3회 말 1사 만루에 등판한 박찬호의 첫 상대 타자는 공교롭게도 김선우였다. 김선우는 박찬호를 상대로 외야 깊숙한 희생플라이를 날려 5-5 동점을 만들었다. 자책점은 아니었지만 투수였기에 아쉬웠다. 박찬호는 4회 말 또다시 1점을 내줬고, 6회 초 타석 때 대타로 교체됐다.

한국인 투수가 메이저리그 정규시즌에 맞대결한 것은 네 번째였다. 2001년 6월 21일 박찬호(다저스)-김병현(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2003년 6월 1일 서재응(뉴욕 메츠)-봉중근(애틀랜타 브레이브스), 2004 7월 22일 서재응(메츠)-김선우(몬트리올 엑스포스)의 경우가 있었다.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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