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 "남북 관계 개선 지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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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1일 신년사를 통해 남북 정상회담 개최 용의를 밝힌 데 대해 미국은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익명을 요구한 미 국무부 관계자는 이날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남북 관계 개선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과의 협상을 재개하려면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먼저 보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로 인해 2008년 말 중단된 북핵 6자회담은 아직 재개되지 않고 있다.

 중국은 이번 신년사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중국 외교부에서 한반도 및 아시아 업무를 담당하는 류젠차오(劉建超)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는 앞서 관영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6자회담은 한반도 핵 문제 해결 추진을 위한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도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는 가운데 교도통신은 “김정은의 발언이 최근 ‘소니 해킹’을 둘러싸고 북한과 미국 간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외신들은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을지에 관심을 보였다. 블룸버그통신은 “김 제1위원장의 발언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남북 대화의 문을 항상 열어놓고 있다’고 언급한 데 대한 첫 번째 공식 반응”이라며 “남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또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의 말을 인용, “남북한이 최소한 올 상반기 안에는 유화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고 전했다. 로이터통신도 “남한 정부가 대화 제의를 한 지 며칠 만에 김정은은 고위급 회담 개최에 전향적 태도를 보였다”며 금강산 등 경제개발구 사업을 적극 추진할 의사를 밝힌 점에 주목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그러나 “정전협정 체결로 전쟁은 중단됐지만 남북한은 여전히 60여 년간 기술적으로 전쟁 상태에 있다”며 “김정은의 이번 발언도 진정한 접근인지, 아니면 그간 지속돼 온 또 다른 정치적 책략인지 불분명하다”고 평가했다. BBC도 “최근 남북 간에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될지는 불확실하다”고 했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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