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한인들 폭행 영상에 분노 "맥도널드 상대 불매운동 전개"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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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널드는 공개 사과 해야 한다.” “불매운동을 전개하겠다.”

본지 최초 보도로 플러싱 메인스트릿 40로드에 있는 맥도널드 매장에서 60대 한인이 폭행당하는 영상의 내용이 공개되자 한인사회가 분개했다. <본지 12월 29일자 a-1면>

영상에는 지난 2월 16일 오후 4시55분쯤 해당 맥도널드 매장 매니저인 루시 사자드(50)가 주문 응대가 늦다는 이유로 항의한 고객 제임스 김(62)씨를 향해 5피트 길이의 빗자루 손잡이로 내리치는 장면 등이 담겼다.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는 29일 “맥도널드는 한인뿐만 아니라 고객 전체를 무시했다”며 “소비자에게 폭행을 가한 증거가 있는 데도 사과 한 마디 없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맥도널드는 공개 사과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퀸즈한인회와 뉴욕한인학부모협회, 노인유권자연합 등은 30일 오후 4시 해당 매장 앞에서 불매시위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지난 1월 플러싱 노던블러바드와 파슨스블러바드에 있는 맥도널드에서 한인 노인들을 쫓아낸 것에 대해 항의하며 불매운동을 했던 최윤희 학부모협회 공동회장은 “맥도널드가 아직 정신을 못 차린 것 같다”며 “이번 사건은 명백한 인종차별이자 폭행”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당시 맥도널드에 대한 불만 여론이 높아지자 한인 노인들과 화해를 시도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왔다. 이번에도 불매운동을 통해 목소리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류제봉 퀸즈한인회장도 “좌시하지 않겠다”며 “적극적인 불매운동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분노했다.

론 김(민주·40선거구) 뉴욕주하원의원은 "또 다시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건을 통해 이민자 밀집지역인 플러싱에 올바른 메시지가 전달되기를 바란다. 필요하다면 언제든 중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본지 독자들도 분노했다. 한 독자는 본지 웹사이트 기사에 “폭력을 휘두른 매니저는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근무 중”이라며 “사과하기는 커녕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백인이나 흑인과는 달리 아시안을 깔보는 처사”라는 의견을 남겼다. 이 댓글은 50명 이상의 추천을 받았다.

주요 언론에서도 주목하고 나섰다. CBS방송은 이날 뉴스에서 폭행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을 수 차례 보여주면서 맥도널드가 고객을 반갑게 맞기는 커녕 응대를 거부하고 때렸다고 전했다.

방송은 김씨가 맥도널드를 상대로 1000만 달러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고 소개했다. 김씨를 대리하고 있는 법무법인 김&배의 배문경 변호사는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고객인 김씨는 '당신 같은 사람에게 커피를 팔 수 없다. 나가라'는 말을 들었다"며 "또 다른 직원들도 김씨를 향해 비웃었다.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소송에 대해 배 변호사는 “현재는 증거를 확보하는 재판준비단계로 내년 봄쯤 심리가 열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맥도널드는 어린이를 위한 공간이라는 상징성이 큰 만큼 다시는 되풀이 되지 않게 철저히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한서·서승재 기자
hseo@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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