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류현진 뛰어넘은 괴물타자 나성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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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프로야구 NC ‘괴물타자’ 나성범(25·사진)이 3년차 선수 역대 최고 연봉을 받게 됐다.

 NC는 30일 “나성범과 내년 시즌 2억2000만원에 계약을 마쳤다”고 밝혔다. 올해 7500만원을 받았던 나성범은 내년엔 193.3% 인상된 연봉을 받게 됐다. 이로써 나성범은 프로야구 3년차 역대 최고 연봉자가 됐다. 종전 3년차 최고 연봉은 류현진(27·LA다저스)이 2008년 한화 시절 받았던 1억8000만원이다. 나성범은 올 시즌 타율 0.329·30홈런·101타점을 기록하며 국내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강타자로 발돋움했다. 나성범의 활약에 힘입어 NC는 창단 이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나성범은 구단 최초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나성범은 “깜짝 놀랐다. 몇 차례 연봉 협상 끝에 구단이 좋은 대우를 해 줘서 주저없이 도장을 찍었다”며 “3년차 최고 연봉 기록이지만 부담감은 없다. 대신 책임감이 생긴다. 내년 시즌 144경기 모든 타석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나성범의 3년차 최고 연봉 기록은 타자 전향 3년 만에 이룬 성과라 더 주목받고 있다. 나성범은 연세대 시절까지 시속 140㎞대 후반의 강속구를 던지는 왼손 투수였다. 나성범 자신도 2012년 드래프트(2라운드 전체 10순위)에서 NC에 지명받을 때까지 투수로 뛸 줄 알았다. 하지만 김경문 NC 감독은 나성범에게 타자 전향을 권했다. 김 감독은 “투수 나성범이라면 곧바로 7~8승씩 할 수 있었을 거다. 그러나 기본기가 워낙 좋아 타자로 성공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봤다”고 말했다.

 대학 2학년 때 이후 배트를 완전히 놓고 투수로 활약했던 나성범은 프로에 와선 무섭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무시무시한 파워로 2012년 퓨처스(2군) 남부리그 홈런왕(16홈런)·타점왕(67타점)에 올랐다. 1군에 데뷔한 지난해엔 손바닥 부상과 변화구 대처에 문제를 드러냈음에도 홈런을 14개나 쳤다. 올해는 특급타자 기준인 30홈런-100타점을 돌파했다. 지난 9월 인천 아시안게임에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나성범은 비시즌에도 개인 훈련을 하면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 11월까지 마산에서 열린 마무리 훈련에선 약점으로 지적됐던 높은 공과 몸쪽 공 공략 방법을 집중적으로 연마했다. 그는 “올해 포스트 시즌에 진출한 건 큰 성과지만 준플레이오프에서 져 무척 아쉬웠다. 체력과 타격을 보완해 내년엔 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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