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가꾸는 「무공해 채소」 | 새로운 가정 원예 「수경 재배」 각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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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무공해 채소를 실내에서 직접 가꿔 먹을 수 있게 됐다. 훈탄(왕겨를 태워 숯처럼 만든 것)을 이용한 수경 재배가 바로 그것. 공해가 없는 것은 물론 전천후로 미각을 즐길 수 있고 관상까지도 겸할 수 있어 일석삼조의 가정 원예다. 한국수경재배연구회 오희숙씨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수경 재배에는 육묘판과 물을 담을 수 있는 네모 상자가 필요하다. 육묘판은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데 가격은 1천원 정도. 물을 담는 상자는 보통 육묘판의 크기에 맞춰 집안의 나무판을 이용하여 만들면 간단하다.
용기가 갖춰지면 종자와 훈탄을 준비한다. 요즘에 적당한 종자로는 20일 무우·쑥갓·시금치·상치·부추 등. 종자는 수경 재배에서 가장 중요한 것. 따라서 건강하고 발아가 잘 되는 것을 구입해야 하는데 씨앗은 채종시기가 2년이내인 것을 고르는 것이 안전하다.
왕겨를 태워 만든 훈탄은 알칼리성이 강하므로 하루정도 물에 담가두었다가 소쿠리에 건져내 2∼3번 행궈낸다.
묘판에 망사를 깔고 그 위에 훈탄을 2mm정도 깔아주고 그 위에 씨를 뿌린다. 이때 씨앗은 12시간 정도 물에 불린 다음 뿌리는 것이 발아에 도움이 된다. 씨를 뿌릴 때 또 하나 잊어서는 안될 것은 간격을 고루 갖추는 것. 이렇게 한 다음 다시 훈탄을 2mm 정도 덮어둔다. 물이 담긴 상자위에 육묘판을 얹은 다용 신문지를 덮고 가볍게 분무한 다음 비닐로 덮어준다.
이 육묘 상자는 섭씨 15∼20도 정도 되는 곳에 두는 것이 좋은데 집안에서는 목욕탕 같은 곳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발아가 돼서 떡잎이 나면 육묘 상자를 창가로 옮겨 잎의 엽록소 현상이 일어나도록 도와준다.
1∼2일이 지나면 비닐을 벗겨내고 하루에 2∼3번씩 분무기로 가볍게 물을 뿌려주며 양액도 주도록 한다.
양액은 산소·질산·인산·칼슘·마그네슘·유황·올리브덴을 합친 분홍색 분말을 물에 타서 만드는데 10g 한 봉지에 2천배액으로 희석, 하루 두 차례씩 뿌려 주면 물만으로 기를 때 보다 튼튼하고 굵은 줄기를 얻을 수 있다.
수경 재배는 겨울철에는 섭씨 15도 이상, 여름철에는 25도 이하의 온도를 유지시켜 주어야 하는데 가장 적당한 온도는 섭씨 15∼20도다.
파종에서 수확까지 걸리는 시간은 철에 따라 차이가 나는데 저온기인 1∼2월에는 12일쯤, 고온기인 7∼8월에는 약 5일 정도가 걸리며 봄·가을에는 1주일 정도면 수확이 가능하다.
물상자의 물은 3월까지는 수확기간 동안 갈아주지 않아도 괜찮으나 기온이 올라가면서 물이 썩을 염려가 있으므로 시중에서 파는 에어펌프(약 3천원)를 구입, 설치해주면 물을 갈지 않고도 부패를 방지할 수 있어 편리하다.
수경 재배에서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은 훈탄에서 잿물기를 완전히 빼낸 다음 사용해야 한다는 것. 흙 대신 훈탄을 쓰는 이유는 흙속에 들어 있는 각종 세균과 중금속 오염을 방지하고 완전 살균·살초를 통한 무공해 채소 재배를 위해서다. 그러나 잿물기를 철저히 가시지 못하면 채소가 자라지 못하므로 이의 철저한 주의가 요망된다.
또 하나 기억해야 할 것은 본입이 나서 10cm이상이 되기전에 먹어야한다는 것. 본잎이 난 후 너무 자라면 비타민C가 파괴되기 때문이다.
3월에는 삼엽, 4월에는 피만·양파, 5월에는 오이·파슬리·토마토·고추·가지·마늘·오크라 등을 재배할 수 있는데 한번 쓴 훈탄은 햇볕에 말려 뿌리를 털어내고 다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40일 무우·상치·쑥갓·마늘 등은 재배가 용이하고 비교적 성장도 잘되므로 초보자의 경우 이를 재배하는 것도 경험을 쌓는 한 방법이다. <홍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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