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스피리트 83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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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팀 스피리트 83」훈련에 참가하는 미군 보병 제25사단 병력이 하와이를 떠나 한국으로 향함으로써 한반도의 일단 유사시에 대비한 한미 양국군의 연례 합동훈련이 시작됐다.
올해로 8번째가 되는 이번 합동훈련은 자유진영의 군사훈련 규모론 최대가 되는 것으로 한미 양국군의 기동력을 점검함으로써 전쟁 억지력의 효과를 살리자는데 뜻이 있다.
「레이건」미 대통령은 최근 미국 재향군인회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한미 두 나라 군대가 북의 침략위험으로부터 한국의 분단된 국토를 수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레이건」대통령은 이어『한미 양국의 유대가 매우 강력하게 지속되고 있다』고 강조하고 소련의 핵 위협이 아시아로 이동되는 핵 군축은 동의할 수 없다고 일축하기도 했다.
올해의 팀 스피리트 훈련은 아시아의 안보정세가 어느 때 보다도 유동적인 상황에서 실시되는데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은 연례적으로 팀 스피리트 훈련을 비난하고 있으나 우리는 원한다면 북한의 참여를 허락한다는 유연한 입장을 밝힌바 있다. 판문점을 통해 그들의 참관을 초청하기도 했다. 이 훈련이 북한의 증대되는 남침 위협에 대비한 것임을 명백히 하는 평화 지향적인 의지를 밝힌 것이다.
한편 중공은「슐츠」국무장관의 북경 방문을 맞아 팀 스피리트 훈련에 항의했다. 물론 북한의 주장에 동조한 것이지만 중공의 태도는 전보다 정화된 듯이 판단된다. 남북한의 교차승인 문제도「니까이도」(이양당진) 일본 자민당 간사장의 타진을 통해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소련의 미사일 기지가 아시아로 증강 배치된다는 보도도 있었다.
이렇게 볼 때 한미간의 유대는 그 어느 때 보다도 강조되어야할 형편이다. 일본의 군사적 역할이 동북아시아에서 증대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으나 한국 방위의 주축은 어디까지나 한미 상호 방위조약에 의한 양국의 정치적 군사적 유대에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일단 유사시에 대비한 미국의 공수지원 능력은 팀 스피리트 훈련을 통해, 또 빅 리프트 같은 대 서구 훈련을 통해 충분히 입증됐다. 미국은 또 최근 세계 전역에서의 동시 다발적인 국지전에 대비해 신속 배치군의 작전능력을 보강하는 중이기도 하다.
결국 동북아시아의 정세가 유동적일수록 한미 양국군의 긴급대처 능력은 고도화돼야할 당위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양국 군은 이번 훈련을 통해 북의 선제기습 공격에 대비한 조기 경보체제의 확립과 유사시 양국 지원군의 신속한 투입능력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될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이번 훈련에도 태평양에 주둔하는 미군의 최정?? 병력과 전투장비가 투입될 예정으로 있다.
휴전이래 항상 북의 군사위협에 직면하고 있는 우리는 이같은 훈련을 통해 한반도 사태의 안정을 재확인하고 있는 젓이 사실이다. 그 바탕 위에서 경제적 번영과 정치·사회의 발전이 가능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은 이같은 국제적 훈련을 통해 우리의 자력 방위를 위한 실전 실기를 연마하는 정신이다. 다시 말해 팀 스피리트 훈련이 원숙의 경지에 이를수록 우리의 군사작전 능력도 고도화돼야할 것이다.
이제 국군의 존재는 휴전선이나 한반도 방위의 차원을 넘어 동북아시아 적대 세력에 대처하는 최첨단 부대로 인식될 때가 오고있는 만큼 우리 자신의 작전능력을 원숙의 경지에 올려놓는 일도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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