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가 내달 중 8∼9% 내릴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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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정부는 국제 원유가가 예상외로 크게 떨어져 국내유가의 인하 요인이 커지더라도 이를 즉각 국내유가에 반영치 않고 여러 단계에 걸쳐 아주 소폭씩 국내유가를 조정해나갈 방침이다. 또 국내유가에 반영되지 않은 유가인하분 만큼은 정유사의 이익으로 남겨주지 않고 그때그때 관세·기금 등으로 흡수, 부족한 세수를 보충하거나 탈 석유·에너지 합리화 투자 등을 계속 유도해 나갈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22일『유가가 크게 떨어지더라도 1차 국내 유가조정 때는 인하요인의 절반이하를 반영하고 국제 유가 동향을 보아 소폭·단계적으로 값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또 국제 원유가 인하가 국내 도입가격에 반영되려면 약1개월이 걸린다고 말했다.
따라서 가까운 시일안에 사우디아라비아 원유 값이 배럴 당 7달러 내리면 국내 유가는 빨라야 3월말쯤 8∼9%선 정도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관계기사 3면>
유가가 8∼9%인하되면 전기요금·교통 요금을 비롯해 공산품과 서비스 값 전반에 가격인하요인이 생긴다.
정부는 국제 원유가가 크게 내리더라도 이를 국내 유가에 전부 반영하지 않고 그 절반이상은 각종기금이나 세금 등으로 흡수, 쌓아 놓았다가 다음 원유 값이 오를 때 그 충격을 줄이는 자금으로 쓸 계획이다.
기금 흡수 방안으론 ①원유에 대한 관세인상 ②기금 도입 분에 비례할 일정율의 기금 징수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정부는 이번 OPEC의 유가인하가 고유가 체제의 붕괴를 의미하므로 앞으로 세계 경제나 금융시장·산업구조·중동 건설 시장 등에 큰 변화가 올 것으로 보고 우리 나라도 이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실무 작업반을 구성, 운영키로 했다.
정부는 앞으로 실무 작업반에서 국제 에너지 수급계획, 외환수급 및 금융조달, 중동건설 진출, 산업구조 조정 문제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해 정책에 반영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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