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김정은 초청해 관계개선 나설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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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새해 중국 외교의 최대 현안은 북한과의 관계 개선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년 넘게 불편한 대북 관계를 계속 방치할 경우 한반도 정세 불안은 물론 대미 관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홍콩 대공보는 29일 5명의 중국 외교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 새해 중국 외교가 당면할 6개 현안을 분석했다. 무춘산(木春山) 외교 전문 평론가는 “김정은은 집권 3년이 지나도록 한 번도 외유를 하지 않아 핵 등 북한 문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는 주변국 안정은 물론 대미 관계에도 매우 부정적이기 때문에 올해 중국은 김정은을 초청하는 방식으로 대북 관계 개선에 주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17일 류윈산(劉雲山)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원이 베이징 북한 대사관에서 거행된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의 3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게 그 신호라는 것이다. 지난해 2월 북한의 3차 핵실험과 12월 장성택 처형 이후 북중 관계는 냉각상태이며 2월 류전민(劉振民) 외교부 부부장의 방북 이래 고위급 접촉도 중단된 상태다.

 중국과 러시아가 내년에 공동으로 전승 70주년 기념식을 어떻게 하느냐도 중국의 대미·대일 관계에 중요한 현안이다. 창샤오위(常曉宇) 대공보 정치평론가는 “2차 세계 대전 기간 중 중국은 3500만 명, 소련은 2700만 명이 숨졌기 때문에 두 나라가 공동 개최하기로 한 기념 행사는 미국과 일본을 향한 전략적 동맹 과시가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테러가 중국의 신장(新疆)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이 반테러에 공동 대응할 지 여부도 관심사다. 이 경우 중국은 신장에서의 테러 확산을 막기 위해 사상 처음으로 미국과 반테러 무장 공동 대응을 하게 된다. 무 평론가는 “새해에는 이슬람 극단 세력의 테러 문제가 미중 관계 회복에 돌파구를 마련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슝리잉(熊麗英) 외교 평론가는 아웅산 수치 여사의 미얀마 대통령 당선 여부도 새해 중국 외교가 주목해야 할 현안이라고 강조했다. 미얀마 지도부가 수치 여사의 대통령 선거 출마를 가로막는 헌법 조항을 개정하고 수치 여사가 출마해 당선될 경우 중국은 인도양으로 나가는 전략적 요충지를 미국에 내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수치 여사가 집권하면 친미 정책을 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 밖에 전문가들은 올해 미·중의 3번째 정상회담 개최 여부와 러시아 경제 위기와 중국의 지원 여부를 국제 사회가 지켜봐야 할 새해 중국 외교 현안으로 꼽았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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