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세습"반발"시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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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동경=신성순 특파원】김정일의 생일인 지난 16일 북괴 평양방송은 노동당의『통일·단결은 김일성과 명예로운 당 중앙(김정일 지칭)의 지도의 결과』라는 논설을 전하면서 당의 통일·단결을「방해하는 현상」이 있음을 지적, 이와 투쟁할 것을 호소했다고 17일자 일본신문들이 보도했다.
북괴가 김일성 부자 계승에 대해 내부에 반대세력이 있음을 인정한 것은 이것이 처음이다.
이 방송은『모든일은 당의 통일·단결을 위한 투쟁을 한층 강력히 전개함으로써 김일성의 당으로서 강화·발전시켜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 김정일을 사실상 김일성의 후계자로 하여 당의 장기집권 체제를 추진해갈 방침을 표명했다.
한편 일본 신문들은 북괴가 15일 노동신문이 김정일 후계체제의 정통성을 강조하는 논설을 실은데 이어 16일 이에 대한 반대세력이 있음을 인정한 것은 반대세력 봉쇄에 성공했음을 암시하는 것이거나, 반대로 반대세력에 대한 탄압을 예고하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논평했다.
일본의 아사히(조일)신문은 북괴가 최근 한국이 추진하고 있는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이나 교차승인 문제 등으로 대외적으로 수세에 몰려있는 만큼 16일의 노동신문 논설은 이같은 움직임을 포함, 당내에 새로운 긴장 분위기를 조성할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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