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낮은 국산전기밥솥·밥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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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밥을 주식으로하는 우리나라에서 전기밥솥이나 전기밥통은 이제 가장 기본적인 취사도구가 되고 있다. 바로 그전기밥솥과 밥통이 외제에 비해 국산의 질이 뒤떨어지고 있다.
해외여행자들이 외제를 많이 반입해 오고 있는것도 바로 그 질때문이란 결론을 가져와 국산의 질향상이 무엇보다 시급함을 보여준다.
지난 11일 상공부에서 열린 업계와의 간담회에서도 일제전기밥솥에 비해 국산의 품질이 뒤떨어지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전기밥솥과 밥통겸용이 개발되긴 했으나 핵심부품인 마그네트 스위치의 재료가 수입금지품이어서 질이 떨어지고 있다고 업계에서는 밝히고있다. 또 보온유지를 위한 유리섬유도 국산의 질이 아직 낮다는것.
또 우리나라에서 1백볼트와 2백20볼트 겸용의 밥솥을 만들어야 한다는데도 기술의 어려움이 있다는것.
이처럼 외제에 비해 질이 낮은 우리나라 전기밥솥이 가격면에서도 일제에 비해 얼마 싸지 않아 소비자들에게 외제선호도를 높여주고 있다.
소비자고발 창구에도 전기밥솥과 전기밥통에 대한 고발이 많다. 지난 한햇동안 전국소비자고발창구를 통해 들어온 고발건수는 모두 4백50건 (소비자 보호단체협의회).
소비자고발을 받고있는 주부클럽연합회에서 지난해 전기밥솥과 전기밥통에 대한 고발을 받은 건수는 모두 48건. 가전제품전체의 고발건수 2백7건에 비해 많은 숫자는 아니나 품질과 기능면에서의 고발로는 전체의 58%를 차지, 다른 가전제품에 비해서도 전기밥솥의 품질이 뒤떨어지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고발내용을 보면 밥솥의 경우 자동스위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밥이 타는 경우도 있으며 밥이 골고루 익지않아 선밥이 되는 예도 있다는것.
누름단추 역시 느슨하여 밥솥이나 밥통 모두 손잡이를 제대로 잡고 옮길 수 없다고 호소한 사람도 있다.
밥통의 경우 가장 중요한 보온의기능을 제대로 못한다.
뿐만아니라 밥이 마르고 색깔이 변하며 맛이 없어지고 냄새가 난다는 내용의 고발이 많다. 디자인면에서도 외제에 비해 덜 세련되어 있으며 겉으로 보기에도 질의 차이를 알수 있다는 것이 소비자들의 이야기.
아프터 서비스 역시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 지난해 두달을 기다려 누름단추 하나를 고친일도 있다고 주부클럽 소비자담당간사 황명자씨는 말하고 있다.
서울Y의 소비자고발창구에서도 지난해 1백30건의 전기밥솥및 밥통에 대한 고발이 있었다.
이곳의 고발내용을 보면 대개 구입한후 4, 5개월 지나 고장이 났다.
또 플래스틱으로돤 뚜껑자체가 녹아내리는 경우도 있으며 퓨즈가 빨리나가 신경을 쓰게한다는 것이다.
한국부인회가 81년 서울시내의 35∼45세 주부 1천2백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지 조사때도 사용자의 대부분이 보온밥통에 불쾌한 냄새가 난다고 지적한적이 있다.
이때 불쾌한 냄새 때문에 도저히 먹을 수 없다고 호소해온 사람도 20%나 되었는데 아직도 고발창구에는 불쾌한 냄새를 지적하는 사람이 많아 기술개선이 되고있지 않다는것을 알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15개업체에서 1년에 1백58만개이상의 전기밥솥과 밥통을 매출하고 있는데 소비자고발내용으로 분석해 보면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제품 모두가 고발대상이 되고있다는것.
이번 주부교실중앙회 부산지부회원들의 일본단체여행에서 많은 사람이 일제전기밥통과 밥솥을 사온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어디까지나 외제선호도문제라고 지적하고 있으나 그이전에 질을 높여주어야 한다는것이 소비자들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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