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신예기(블랙잭) 극동 배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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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동경=신성순 특파원】소련은 최근 미국의 B-52 전략 폭격기나 새로 개발한 B-1보다 큰 초음속 가변익 전략 폭격기를 개발, 이미 극동에서 행동중임이 확인됨으로써 극동 지역은 물론 미국 본토에 직접 위협을 주고 있다고 일본의 산께이 신문이 10일 보도했다.
소련의 새 전략 폭격기는 성능·이름 등 구체적인 사실이 일체 서방측에 알려지지 않아 NATO군이 붙인 「블랙 잭」이란 코드네임으로 불리고 있다.
「와인버거」 미 국방장관은 2월초 공표된 국방 교서에서 처음으로 소련이 신형 전략 폭격기를 보유하고 있음을 정식으로 인정했다.
미 공군 소식통은 블랙잭이 아직 작전 가능한 상태에 있는 것은 아니며 빨라도 6개월 이상이 지나야 부대 편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블랙잭의 등장은 이제까지 ICBM (대륙간탄도탄)을 중심으로 한 미사일 체제에 의존하고 있던 소련이 전략 폭격기를 보유, 미국의 전략 폭격기에 대항하게 됐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미-소간 군사 균형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방측이 추측하고 있는 블랙잭의 기체는 미국이 1백대 생산을 결정한 전략 폭격기인 B-1보다 40%, 그리고 미 공군의 B-52보다 20%가 크며 항속 거리는 B-52와 마찬가지로 최대 1만 수천km에 미친다. 최대 속도는 백파이어기와 같은 마하 1·8∼2에 이르는 것으로 보인다.
블랙잭은 6기의 공대지 미사일을 적재하며 각 미사일은 다핵탄두의 신개발 무기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특히 해면상 20∼30m의 초저공비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미국의 레이다망을 피해 본토에 접근, 위협을 줄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소련은 이미 연간 25∼30대의 블랙잭 생산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멀지 않아 이 신형 전략 폭격기가 소련 전략 무기의 주축을 이룰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다수의 미사일을 적재할 수 있고 쌍발의 백파이어기 보다 항속거리가 긴 이 신형전폭기가 북대서양의 항공 모함에 위협을 주고 있다는 점에도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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