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차승인은 문제만 제기 이 외무 방미 때 본격논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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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조지·슐츠」미 국무장관의 이번 방한은 그의 말대로 대한안보공약을 재확인하는 「위방」 성격이 짙은 것 같다. 「슐츠」방한을 앞두고 한일 두 나라에서 큰 관심이 있었던 남북한교차승인문제는 한미양측간에 문제제기로 그치고 금년 4월로 예정된 이범석 외무장관의 워싱턴방문에서나 깊은 협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슐츠」장관의 북경방문에서도 이 문제는 중공측과 협의되지 않은 것으로 한미양측은 밝히고 있다.
「슐츠」장관의 중공방문중 한서 중공외교부차관이 「슐츠」장관에게 남북한대화를 희망한다고 전한 점으로 봐서 「슐츠」장관이 전두환 대통령을 예방할 때 이 문제에 관한 중공측의 진의를 어떻게 전하느냐가 관심거리다.
4월 워싱턴에서 열리게될 한미외상회담에서 남북대화 및 교차승인 문제는 보다 진전된 협의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미 외상회담에서 양국외상이 한국군의 현대화작업에 사용되는 미국의 대한군사판매차관(FMS)액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미측이 의회에 대한추가군원을 요청키로 약속한 것은 미국의 대한안보공약 재확인과 함께 의미 있는 일로 평가된다.
그러나 「슐츠」 장관이 한국경제에 큰짐이 되고있는 방산품의 제3국 수출확대문제에 대해 별다른 태도변화의 조짐을 보이지 않은 것은 우리로서는 매우 실망스런 결과이며 앞으로 한미 양국간에 깊은 혐의가 있어야할 것으로 보인다. 「슐츠」장관은 또 우리측이 설명한 북괴군사력증감에 대해 주한미군의 역할을 높이 평가하고 병력 수를 계속 현재 수준으로 유지할 것임을 시사, 한반도정세에 대한 깊은 이해를 표시했다.
뿐만 아니라 미소 군측협상의 결과로 소련이 .중거리 미사일을 유럽에서 극동으로 재배치해 극동의군사력균형이 깨져서는 안된다는 우리의 입장에 대해 「슐츠」 장관이 동의한 점도 한미양국간에는 동북아 정세에 관해 전반적으로 인식을 같이하고있음을 나타내는 대목이다. <이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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