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갑제 "박근혜가 고이즈미에게 배울 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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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갑제 씨

극우 보수논객 조갑제가 다시 한번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에게 '훈수'를 두고 나섰다.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는 일본 자민당의 압승을 놓고 "고이즈미의 승리에서 박근혜가 배울 점"이라는 제목의 글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12일 게재했다.

조씨는 "(고이즈미의 승리요인은) 우정성 민영화안이 내부 반란으로 부결되자 국회해산과 총선을 결단함으로써 우정 개혁에 반대한 의원들을 수구세력, 자신을 개혁세력으로 유권자들 뇌리에 각인시키는데 성공했기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런 고이즈미의 승리요인을 노무현 대통령과 참모들이 열심히 분석해 지역구도 개혁이나 정치구조 개혁안을 들고나와 국민여론을 장악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고이즈미에 대한 연구를 더욱 절실하게 연구해야할 사람은 "한나라당과 박근혜 대표"라고 못박았다.

텔레비전, 인터넷, 신문 등 다양한 매체의 발달과 확산으로 인해 정당보다도 언론이 정권을 만들어내는 데 더 큰 힘을 갖게 되었으며 이런 정치환경에서는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이나 정당이 압도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 영상매체의 영향을 크게 받는 유권자들은 내용보다는 형식(이미지)을 중시하게 되었으며 유권자들은 자연히 재미 있고, 튀면서, 드라마틱한 사람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한국에서도 드라마를 만들어 정당이 집권에 성공한 경우를 예로 들었다.

1.1987년 노태우 민정당 대통령 후보는 기득권을 포기하고 직선제를 수용하는 6.29 선언을 통해서 그해 12월 직선제 선거에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2. 1990년에 민정당, 공화당, 통일민주당이 삼당합당을 했다. 金泳三 민주당 총재는 여당 속으로 들어가 후보를 쟁취하려는 일대 모험을 감행했다.

3. 1997년 대선에서 김대중 후보는 김영삼씨가 했던 도박을 거꾸로 했다. 즉, 그가 반대해왔던 김종필의 자민련과 연정 약속을 함으로써 충청도 표를 끌어모아 당선되었다.

4.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는 여론조사를 통한 후보단일화라는 희대의 도박에 성공하여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5. 반면 李會昌 후보는 두 차례 다 이인제, 김종필, 정몽준씨와 손잡는 모험을 하지 않아 낙선했다.

그러나 조씨에 따르면 지금 한나라당은 그런 모험을 할 체질이 아니라는 것이다. 관료집단 체질, 웰빙족 체질인데다가 거리의 투쟁을 포기한 지 오래 되어 민심의 흐름과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라는게 이유다. 재보선에선 이기고 박근혜 대표가 가끔 깔끔한 연기를 하여 반짝 인기를 얻고는 있지만 모두가 전술적인 승리이고 전략적, 이념적 승리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들었다.

조씨는 또 "정권은 착한 게으름뱅이나 사랑받는 공주가 잡는 것이 아니고 부지런하고 욕을 많이 먹고 악착같은 사람이 잡는다"며 "야당이 싸우지 않고 집권한 예는 동서고금을 통해서 단 한번도 없다"고 주장했다. 디지털뉴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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