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대폭발」이론 뒷받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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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W입자의 발견은 과연 무슨 의의를 갖고 있는 것일까.
자연현상은 4가지 기본되는 힘(상호작용)의 지배를 받고 있다. 중력·전자력·강력·약력의 4가지가 그것이다.
중력은 17세기에 이미「뉴튼」의 만유인력법칙에 의해 그 이론이 확립됐고 전자력은 1864년 영국인 「맥스웰」에 의해 전기와 자기는 내용적으로 통일된 것이라는 전자기론으로 집대성됐다.
강력은 1940년대부터 그 존재가 드러난 힘으로 1조분의 1m이하의 거리안에서만 작용하는 원자핵을 붙들어매는 힘이다. 그래서 핵력이라고도 부른다.
약력은 방사능과 같이 원자핵이 자연붕괴되는 힘이다.
물리학자들은 이들 힘을 규명하고 하나의 이론으로 통일하려는 꿈을 품어왔다. 특히「아인슈타인」은 전자력과 중력을 하나로 해석하는 통일장이론에 굳은 신념을 갖고 있었다.
그 동안 과학자들의 꾸준한 연구는 전자력·약력의 통일을 이룩했다. 두 힘을 이론적으로 하나로 합친 학자는「압두스·살람」(영국런던대)과 「스티븐·와인버그」(텍사스대)의 두 박사였다. 이들은 전자약력이라는 통일이론을 제시하면서 플러스·마이너스W입자와 Z제로입자·중성미자의 존재를 예언했다.
이번에 발견된 것이 바로 이 W입자로서「살람」「와인버그」의 이론을 실험으로 완전히 검증하게 된 것이다.
W입자의 발견은 우리에게 두 가지를 시사해준다.
첫째는 자연에 대한 이해의 폭이 확대된다는 점이다.
자연현상을 기술하는 이론을 단순화하고 우아하게 만드는 작업은 우리의 자연관을 크게 진화시킨다. 이것은 과학문명이 「뉴튼」과 「맥스웰」을 기점으로 도약했다는 사실에서 드러난다.
이번 개가는 우주의 창생을 설명하는 『대폭발이론』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그것은 중성미자는 약력을 전달하는 소립자인데 우주의 대폭발당시 중성미자가 생성되었다고 하는 대폭발이론과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과학과 기술의 통합이 가져오는 힘이다. W입자의 발견에는 1백80명의 조직적인 연구팀의 협력이 필요했다.
과학기술원의 조병하교수는 『이번 발견은 첨단과학과 기술이 조화되어 이룩한 업적으로 생각된다』며『과학과 기술을 분리해 생각하던 시대는 지났다』고 색다른 평가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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