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소신학교」성신고교가 문 닫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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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한국 천주교의 유일한 고교과정 사제양성기관인 서울성신고교(소신학교)가 오는2윌11일 제49회 졸업식을 끝으로 폐교된다. 성신고교는 이미 지난해 12윌18일 가톨릭대학 성당에서 학교이사장인 김수환추기경 등 교직원신부 10여명이 공동 집전한 「종업미사」를 갖고 재학생과 졸업생 학부모들이 폐교를 앞둔 석별의 정을 나누었다.
주교단이 결의한 폐교이유는 시대적 여건에 부응하기위한 조처라는 것-.
즉 신부가 되겠다는 성소에 응하는 사제지망의 가톨릭대학 신학부 입학지원자가 일반고교출신으로 충분히 충당 될 수 있기 때문에 별도의 예비 사제양성고교를 운영할 필요성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성신소신학교의 폐교결정은 폭넓은 사제지망의 성소를 수용키 위한 발전적인 조처라는 것이다.
성신고교는 1928년4월 예수성심학교에서 중둥파가 발전적으로 분리돼 동성상업학교에 을조반형식의 신학과를 병설한 것이 그 효시였다.
이같이 동성상업학교 을조반으로 시작된 소신학교는 교회와 국가에 공헌할 학덕겸비의 가톨릭 인간상을 개발하고 예비사제를 육성한다는 게 학교 설립의 근본취지였다.
소신학교 학생들은 전원 기숙사에 수용돼 공동생활을 하며 학교수업이 끝난 후에는 기숙사에서 지도신부로부터 교리와 라틴어 등을 별도로 공부 했다.
1951년 교육법개정에 따라 소신학교는 성신대학에서 분리돼 성신 중·고교로 개편됐고 54년 교황청과 외원기관의 원조를 받아 교사 및 기숙사를 건립, 본격적인 예비사제교육을 실시해왔다.
성신중학교는 71년 중학입시제도 개편으로 폐교됐고 고교과정만 남았다가 급변하는 사회여건에 순응키 의해 문을 닫는 게 바람직하다는 가톨릭주교단의 결의에 따라 폐교케 됐다.
이 학교 출신인 김수환추기경은 졸업미사강론을 통해『비록 성신고교의 폐교결정이 발전적인 조처』라고 하더라도 하나의 학교가 폐교된다는 사실은 졸업생들의 모교에 대한 연민을 달래기 어려운 슬픈 일이라고 했다.
김추기경은 폐교결정과 동시에 마지막 학교문을 나서는 이번 졸업예정자들이 겪은 충격과 고충은 앞으로의 인생항로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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