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3)자연건강식-산성과 알카리성(3)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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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사람이 건강과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항상성이라는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생활환경은 시시각각으로 변동되지만 인체는 언제나 일정한 상태를 유지한다. 예를 들자면 기온이 영하10도가 되었다고 하여 체온이 영하로 내려가고, 영상40도가 되는 사우디아라비아에 갔다고 하여 체온이 40도가 된대서야 어떻게 생명을 부지 할 수 있겠는가.
음식물을 먹었다고 하여 순식간에 혈액성분이 이랬다 저랬다 변동이 된다면 또한 살아 갈수 없다. 외부환경의 어떤 변화에도 관계없이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는 이같은 항상성이 깨어졌을 때 병이 생긴다.
요즘 식품의 산성·알칼리성을 예민하게 따지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대부분 알칼리성 식품은 몸에 이롭지만, 산성식품은 몸에 해롭다고 단정한다.
산성식품을 섭취하였다고 대번에 혈액이 산성이 되는 것도 아니고, 알칼리성 식품을 먹었다고 대번에 알칼리성이 되는 것도 아니다. 인체의 항상성은 그렇게 맹랑하지가 않다. 우리의 혈액은 약한 알칼리성이라는 것은 상식으로 되어있다.
좀더 문자를 쓰면 혈액의 수소이온 농도(PH라고한다)가 7.3∼7.4다. 7.0이 완전한 중성이고 7보다 수자가 적어지면 산성이고 많아지면 알칼리성이다.
7.3∼7.4정도는 물론 7보다 많기는 하지만 말할수 없이 약한 알칼리성이다. 그러나 그와 같은 수소이온 농도가 조금이라도 변동이 되면, 산성쪽으로 기울어져도, 또 반대로 알칼리성쪽으로 기울어져도, 건강에 이상이 생긴다.
우리가 섭취하는 식품가운데는 체액을 산성으로하는 성분인 인·유황·염소등의 원소가 들어있는 식품이 있는가 하면, 칼슘·마그네슘등 알칼리성으로 만드는 원소가 들어있는 식품도 있다.
산성 식품은 육류·생선·알·곡식등이고(우유·달걀휜자위등은 알카리성), 채소·미역·과일등은 알카리성 식품이다.
현대인의 식생활이 지나치게 동물성 단백질을 편식함으로써 비타민·미네럴등의 불균형이 생기기 쉬우므로 식물성 식품인 알카리성 식품을 빠뜨리지 말고 들자는 뜻에서 산성이니 알칼리성이니를 따지게 된 것이다.
그와같은 본뜻을 모르고 산성식품은 마치 몸에 대해서 독물인 것처럼 오해를 하고 절대적인 채식만을 옳다고 하는 것도 국민영양 전체로 볼때는 오히려 식자우환의 우를 범하는 것이다.
음식이란 요샛말로 하면 산성과 알칼리성, 옛표현으로 하면 음과 양의 균형이 맞아야지 한편으로 기울어지면 언젠가는 항상성이 깨어져서 병이 되게 마련이다. 홍문화<서울대 명예교수·약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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